애플이 스티브 잡스가 고집해온 한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 전략을 포기하고 크기를 키우는 대화면 전략으로 선회했다.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 워치’도 공개하고 스마트워치 시장에도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선점해온 대화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 가세하는 것이어서 두 회사의 자존심을 건 격돌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도 아이폰 출시 통신사에 가세, 통신 3사가 모두 아이폰6 시리즈를 내놓고 ‘아이폰 대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4.7인치 ‘아이폰6’와 5.5인치 ‘아이폰6플러스’, 애플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워치’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애플이 아이폰5까지 고수하던 4인치 전략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4.7인치와 5.5인치는 삼성전자의 대표주자인 갤럭시S5(5인치)와 갤럭시노트4(5.7인치) 크기와 거의 비슷하다.
애플은 크기를 키우는 대신 두께를 기존 아이폰보다 얇게 만들어 그립감을 개선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각각 6.9㎜, 7.1㎜로 7.6㎜였던 아이폰5S보다 0.5㎜ 이상 얇아졌다.
최신 A8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속도가 기존 A7보다 25% 빨라졌다. 64비트를 지원하는 A8은 20나노 공정으로 성능 향상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동시에 가져왔다. 배터리 수명도 개선해 음악감상 시 아이폰6는 40시간, 아이폰6 플러스는 8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지원하는 롱텀 에벌루션(LTE) 대역이 20개 이상으로 세계 200여 통신사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음성 LTE(VoLTE)를 지원하게 되면서 국내 LG유플러스에서도 최초로 아이폰이 출시될 수 있게 됐다.
가격은 2년 약정 기준으로 아이폰6 16GB가 199달러, 64GB가 299달러, 128GB가 399달러다. 아이폰6플러스는 각각 100달러가 더 비싸다. 12일부터 예약 주문을 시작하며 19일 미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일부 국가에 배송이 시작된다. 연말까지 115개국에서 출시된다. 한국은 제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아 출시일이 유동적이다.
새로운 아이폰에서 가장 눈여겨볼 기능은 근거리무선통신(NFC)과 터치 아이디(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해 간편히 결제할 수 있는 ‘애플 페이’다. 애플 페이는 편리한 신용카드 등록과 보안성을 무기로 지불결제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페이는 자사의 이익에만 집중해 개발했던 기존 모바일 결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서비스”라며 “미국에서만 매일 2억건의 결제가 이뤄지는데 모바일로 지갑을 대체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