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공개하면서 이제 관심은 국내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지에 쏠렸다. 특히 10월부터 시행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아이폰6 판매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6는 10월 중순부터, 아이폰6 플러스는 연말께 국내 예약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아이폰5S와 비교하면 아이폰6 가격은 90만원대 중반에서 100만원을 웃돌 전망이다. 업계는 100만원 미만으로 예상되는 갤럭시노트4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드웨어 스펙에서는 갤럭시노트4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4인치를 고수하던 아이폰 화면이 커지고 5.5인치 제품엔 광학식손떨림보정(OIS) 등 신기능이 추가되면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400만명 정도로 애플이 매년 가을 신제품을 발표하기 때문에 현재 대기 수요가 적잖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단통법 시행으로 대규모 보조금이 제한되면 품질 경쟁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 커지고 있다. 주로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보조금이 지급되는지가 제품 선택의 기준이었던 관행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여러 조사에서 아이폰 교품률(제품 불량과 고장 등 다양한 사유로 단기간에 제품을 바꾸는 비율)은 경쟁 제품 대비 매우 낮게 나타났다. 애플이 품질 경쟁력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이자 사용자 충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반면에 단통법 시행으로 자급제 단말기가 활성화되면 중저가 중국산 스마트폰이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대대적인 국내 진출 관측이 나오면서 단통법 최대 수혜자는 애플이 아닌 중국 기업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7%인 아이폰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 부사장은 “단통법이 시행된다고 보조금이 아예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가 모델에서 애플은 여전히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의 국내 사업 관건은 향후 중저가 라인업에서 어떤 전략을 보일지에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5c와 같은 중저가 후속 모델을 선보이는지에 따라 국내 시장 점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