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삼성동 한전 부지를 손에 넣었다.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 위상에 걸맞은 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립도 탄력을 받게 됐다. 2020년을 전후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메카가 삼성동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7만9341㎡) 입찰 결과,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낙찰 가격은 감정가(3조3346억원)의 세 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이다. 이 같은 입찰 가격은 산업계 전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과감한 대규모 투자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새로 확보한 삼성동 부지에 전 세계에 포진한 사업장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는 그룹사를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사운을 걸고 추진한 한전 부지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지난 1998년 기아차 인수에 버금가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가 통합 컨트롤타워 건립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글로벌 경영계획 및 미래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순한 중단기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30여개 그룹사가 입주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통합사옥 건립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지 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립비와 제반 비용은 30여개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간 순차 분산 투자할 예정이어서 사별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룹 통합사옥 부재로 인해 계열사들이 부담하는 임차료(보증금 금융비용 포함)가 연간 2400억원을 웃돌아 영구적인 통합 사옥 건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는 그룹의 제2 도약을 상징하는 차원이 다른 공간으로 꾸며질 것”이라며 “100년 앞을 내다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로 자동차 산업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동차 산업 관련 외국인과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전과 현대차그룹은 26일까지 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대금 납부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에 4개월 단위로 분납 가능하며, 대금을 조기에 모두 내면 소유권 이전도 가능해진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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