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지 않는 감시 의혹, 해외 메신저 인기 계속 상승

獨 '텔레그램' iOS 1위 기염 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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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카카오톡 감시 논란으로 외국 모바일 메신저 인기가 계속 올라간다. 검찰이 카카오톡 감시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민 불신을 증명하듯 보안이 잘 돼 있는 외국 서비스를 찾는 ‘메신저 망명’이 늘고 있다. 세계에서 우리 메신저의 경쟁자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인기에 이어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을 선택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한 지난 18일 이후 와츠앱 국내 다운로드 순위가 꾸준히 올랐다.

지난달 1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커뮤니케이션 분야 30위였던 와츠앱은 22일 24위에 오른데 이어 29일 10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만 상승세를 타는 것이 아니다. 전체 순위 상승폭은 더 크다. 19일까지는 500위권 밖에 있어 순위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29일에는 222위까지 뛰어 올랐다. 와츠앱은 서버가 해외에 있어 검찰 감시에서 자유롭다.

텔레그램 인기도 여전하다. 지난 19일 iOS 소셜 네트워킹 부문 111위였던 텔레그램은 20일 98계단 오른 13위에 이어 21일 8위를 기록했다. 23일 해당 카테고리 2위에 오른 후 24일부터 29일까지는 가장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다운로드 역시 24일부터 29일까지 1위다. 지난 6일간 국내 iOS 사용자가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이 바로 텔레그램이다.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29일 커뮤니케이션 3위, 전체 15위까지 올랐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5%가 안드로이드폰을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운로드는 iOS보다 훨씬 많다.

그동안 인기가 덜 하던 국내 모바일메신저도 수혜를 얻고 있다. 돈톡을 운영하는 ‘브라이니클’에 따르면 검찰의 메신저 감시 논란 이후 돈톡의 하루 다운로드는 논란 전과 비교해 2.5배 늘었다. 돈톡은 모든 대화 내용을 서버에 5일간만 저장하며 일반 메시지보다 보안이 강화된 ‘펑메시지’는 사용자가 기간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 펑메시지는 서버에 아예 저장되지 않는다.

이학희 브라이니클 부사장은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주부터 하루 다운로드가 크게 늘었다”며 “현재 전체 대화 중 10% 정도가 펑메시지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사용자가 해외 메신저를 찾으면서 정부 조치가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라인·카카오톡과 직접 경쟁하는 와츠앱의 국내 인지도 상승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 감시 강화에 대한 대중 불안이 커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해외 서비스 이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에 대한 불신이 국내 서비스 불신으로 이어져 IT산업 경쟁력 약화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 커뮤니케이션 앱 중 와츠앱 순위 변화 / 자료:앱애니>


구글플레이 커뮤니케이션 앱 중 와츠앱 순위 변화 / 자료:앱애니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