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을 미래 반도체 핵심거점으로…2017년까지 1단계 15.6조 투자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1단계 투자액만 15조원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이곳에서 어떤 품목을 생산하는지에 따라 향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수급 지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평택고덕단지 전경
평택고덕단지 전경

삼성전자는 6일 경기도 평택고덕산업단지 현장사무소에서 경기도·평택시·경기도시공사와 투자·지원 협약식을 갖고 내년 상반기부터 283만㎡ 규모 삼성전자 부지 가운데 79만㎡ 부지에서 반도체 생산라인 1기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반기 완공 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때까지 부지·인프라 조성과 팹 건설에 약 5조6000억원, 설비 투자에 10조원 등 총 15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라인 가동을 2018년 말로 계획했으나 반도체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사물인터넷(IoT)·로봇 분야로 적용범위가 넓어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겼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 경기도 등과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평택 단지가 구축되면 삼성전자의 기존 경기도 기흥과 화성 사업장을 잇는 거대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에서 기흥과 화성에 각각 시스템LSI와 메모리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향후 개발될 단지를 포함하면 평택이 총 283만㎡(약 85.5만평)로 기흥과 화성을 합친 만큼(약 91만평)에 가깝다. 중국 시안 메모리 라인 부지(약 42만평)보다도 두 배가량 넓다. 투자 규모도 1단계 투자액만 기존 화성 16라인의 1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평택 단지는 메모리 또는 시스템LSI 생산라인으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품목을 중심으로 생산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은 부지 역시 시황에 따라 추가 활용과 투자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내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의 평택 사업장 활용 전략이 삼성은 물론이고 세계 반도체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 측면에서는 예정대로 투자가 진행되면 총 41조원 규모 경제유발효과와 최다 15만명에 이르는 고용창출이 기대된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평택 반도체 라인 조기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라인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을 2016년 말 조기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경기도와 평택시 등은 삼성전자와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행정·인프라 지원에 힘쓴다.

한편,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SK에너지, LG화학,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한국GM, SK종합화학, 대우조선해양, SK하이닉스, 삼성토탈, 포스코, GS칼텍스, 에스오일, 한국전력 등 16개 기업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28조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계획은 신규 투자만 포함된 것이며 내년 이후 계획된 프로젝트까지 모두 합치면 투자규모는 77조원으로 늘어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