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같은 메모리에 비해 비메모리는 시장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이고 기술력이 없으면 진입하기 힘든 시장입니다.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 떠오르는 시장에서 비메모리 분야의 기술력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이종덕 ams코리아 대표는 한국 반도체 시장의 1.5세대 인물이다. 모토로라, 온세미컨덕터를 거쳤다.
세계적으로 첨단기술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이 대표는 기업의 생존 비결을 ‘기술’로 꼽았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지만 30년 이상 현장에서 경험한 기술의 중요성은 뼈저릴 정도로 절실하다. 특히 모토로라에서 10년 이상 일하며 겪은 시장 변화는 기술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로 강렬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1990년대 모토로라는 세계 3위 반도체 회사였지만 모토로라 출신들이 설립한 퀄컴의 CDMA 기술에 밀려 반도체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결국 구글·레노버에 인수됐다”며 “당시 한국법인에서 CDMA 기술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본사에 보고했지만 기술 자부심이 컸던 회사가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게 패착”이라고 돌아봤다.
당시 모토로라는 42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투자한 ‘이리듐 프로젝트’가 CDMA 기술을 능가할 것으로 자부했다. 이 프로젝트는 90여개 인공위성을 띄워 세계 어느 곳에서든 무선통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기술 수준은 높았지만 결국 실패한 프로젝트가 됐다.
이 대표는 이후 모토로라 반도체 사업부문을 분사한 온세미컨덕터에서 근무한 뒤 ams로 자리를 옮겼다.
ams는 고성능 아날로그반도체 개발사로 직접 생산 공장(팹)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은 약 3억7800만유로(약 5100억원) 규모다. 센서와 센서 인터페이스, 전력관리IC, 무선IC 등이 강점이다. 산업, 의료, 이동통신, 자동차, 컨수머 시장에 공급한다.
이 대표는 ams의 강점을 기술력으로 꼽았다. 최근 떠오른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자신감이 상당하다. 지난 6월 반도체 화학가스센서 솔루션 기업 ‘어플라이드센서’를 인수한 뒤 센싱 전문기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 주효하다.
이 대표는 “사물인터넷과 자동차 부문 모두 고성능 센싱 기술이 광범위하게 필요하다”며 “어플라이드센서는 반도체 제조사뿐만 아니라 수요기업도 탐낼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였기에 ams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 기업을 장악할 수 있는 독특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 기술이 있어야 높은 이익률과 협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 특이성이 없거나 난이도가 낮은 기술 제품은 언제든 대체 가능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에 보탬이 되기 힘들다.
이 대표는 “수요 기업과 미래 기술·서비스를 논의하고 함께 발전방향을 그려나가는 혁신 기술을 가진 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ams도 센서 기술이 어떻게 진화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람] ams코리아 이종덕 지사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410/616859_20141022134843_963_0002.jpg)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