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러링크’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조만간 출시할 전망이다. 미러링크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결하는 국제 표준 기술이다.
LG전자는 GM에 공급하는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제품에 이 기술을 탑재한 데 이어 이를 스마트폰으로 확장해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년 중 자사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미러링크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해외에 수출하는 일부 AVN에 미러링크 기능을 탑재하고 있지만 자사 스마트폰에는 아직 이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다. LG전자가 미러링크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차량 연결 기술 사업 영역이 VC사업본부에서 MC사업본부로 확대되는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미러링크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이 제품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러링크는 카커넥티비티컨소시엄(CCC)이 제안한 자동차-스마트폰 연결 표준이다. 스마트폰과 차량 AVN 시스템을 연결해 화면과 각종 스마트폰 기능을 연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CCC는 글로벌 완성차 및 휴대폰 제조사 등 100여개가 넘는 업체가 참여해 2011년 처음 표준을 제정한 후 지속적으로 기술 표준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에 미러링크 기능을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전 라인업으로의 확장은 지지부진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등 후속 모델에서 이 기능을 뺀 상태다. 또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이용해 차량-스마트폰 연결을 기능적으로 구현할 수 있지만 미러링크 표준과는 무관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러링크가 이미 표준이 마련돼 있고 표준과 관계 없이 비슷한 기능을 구현할 수도 있지만 활용도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라며 “미러링크를 활용해야만 쓸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선제적으로 미러링크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AVN에 탑재한 미러링크 기술도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업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특히 연결 대상이 되는 두 시스템 전체에 자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미러링크 분야에서 통합 플랫폼을 갖추게 된다.
커넥티드카 플랫폼 경쟁에 뛰어든 애플과 구글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이들 회사는 운용체계(OS) 단계에서 연결 기능을 구현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술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자동차 제조사가 다시 미러링크를 주목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러링크 표준은 자동차 제조사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장점이 있다”며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OS를 지원하는 미러링크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