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산업혁명, 정보화혁명을 거쳐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초연결혁명을 목전에 뒀다. 지금은 인터넷에 연결 가능한 사물의 비중이 1%에도 못 미치지만 2020년께에는 1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기반 서비스 사례로는 네스트(Nest)의 온도조절기, 록키트론(Lockitron)의 디지털도어록,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등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초 구글에 인수된 보일러업체 네스트의 온도조절기는 무선통신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온도를 제어하며, 주변 환경과 사용자 생활패턴을 학습해 지능적으로 냉난방을 제어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도어록업체인 록키트론은 스마트폰 앱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문에 대면 자동으로 문을 개폐할 수 있는 디지털도어록을 판매한다. 우리도 전화로 집 안의 난방온도를 제어하거나 가스밸브를 확인하는 등 원격제어시스템을 이미 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이제 전화를 이용해서가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시 시장 판로가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사물인터넷 생태계는 누구나 쉽게 서비스를 개발·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센싱과 신호처리, 통신 기능을 아우르는 ‘첨단센싱 기술’을 선점한 자가 승자가 될 것으로 인식해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첨단센서’란 지능화 수준은 높아지고 크기는 더욱 작아진 차세대 센서를 의미한다. 외부 환경요인을 단순히 감지하는 기존 센서와 달리, 감지된 데이터의 의미를 판단·처리해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기능이 결합됐다.
시장분석 전문기관에 따르면 세계 센서시장은 2012년 기준 796억달러로 메모리반도체(685억달러)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센서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9% 이상 급속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첨단센서 비중은 현재 20%에서 2020년 49%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센서의 첨단화·지능화는 시대적 흐름이고 대세다.
그러나 현재 국내 센서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센서 전문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기술력이 취약하고 품목의 8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센서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일본·독일의 약 64%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가별 첨단센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공공 R&D 인프라와 상용화 파운드리를 구축·운영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일관된 센서지원 사업이 부족했던 까닭에 기술·인프라 역량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현실이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사물인터넷 시대로의 전환을 슬기롭게 활용해 첨단센서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첨단센서 산업이 글로벌 진출 산업군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지원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2015년부터 신규 지원하는 ‘첨단센서 육성사업’은 일반 센서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첨단센서 중심으로 고도화함으로써 자동차, 모바일, 바이오·의료·로봇 등 주력산업과 차세대 신성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첨단 스마트센서를 육성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인 만큼, 센서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첨단센서 산업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견인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해본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kslee@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