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공개 매각 인수인향서 접수가 오는 21일 완료됨에 따라 팬택의 새주인 찾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여러 국내외 업체가 인수의향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될 경우 팬택의 정상화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팬택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오는 21일로 매각 입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다. 당초 지난달 29일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었지만 투자자 요청으로 시간을 연장했다.
현재 팬택 인수전에 참가한 업체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제조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이 마감되면 오는 2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양해각서 체결 후 정밀실사와 투자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등 매각 절차는 내년 2∼3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팬택 인수가를 청산 가치를 고려해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이 지연되면 인수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기업 몇 곳은 재입찰로 가격이 낮아지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최종 무산될 경우 팬택 채권단은 청산절차에 나설 수도 있어 이번이 사실상 팬택의 마지막 회생 기회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팬택 특허에 관심 있는 중국 제조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기업이 인수전에 빠진 상황이라면 인수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팬택은 여전히 영업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신업계에 제품 구매를 호소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통신사도 팬택 휴대폰 재고 소진 문제로 추가 물량 발주를 자제하고 있다. 재고 소진이 어려운 것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을 경쟁사와 비슷하게 맞추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 탓이다.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등 경쟁사 최신폰 출시로 팬택 제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식었다는 평가다.
통신사 관계자는 “팬택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며 “기존 재고를 두고 또 팬택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팬택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제품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매각 협상이 잘 진행돼 새 주인 아래 경영이 정상화되면 내년 상반기 새로운 브랜드로 시장 경쟁에 참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센터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베가 R3’의 운용체계를 최신 안드로이드 ‘킷캣’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사후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매각 협상이 지연되고 영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기 힘들 전망이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 구성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