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우리나라는 4.6% 시장 점유율(1890억원)로 세계 6위 소재부품 국가로 우뚝섰다.
정부가 부품소재 특별조치법을 수립하고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총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한 덕분이다. 지난 2011년 부품소재 특별조치법을 10년 연장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중국·미국·독일에 이어 세계 4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소재·부품 산업이 수출 및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소재·부품 수출액은 2001년 620억달러에서 2010년 2290억달러로 370% 증가했다. 2020년에는 6500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이를 전망이다. 소재·부품 무역수지 흑자는 2001년 27억달러에서 2010년 779억달러로 높아졌다. 2020년에는 2500억달러로 2010년 대비 3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첨단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취약하다. 그나마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아직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첨단 소재·부품 시장에서 일본·독일 등 선진국에 밀리고 중국에 추격당하는 형국이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앞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마트폰·TV 등 세트 산업에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재·부품마저 중국에 추격 당한다면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에 위기가 파급될 수 있다.
우리나라 소재·부품 R&D 투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우리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낮은 원인이다. 국내 제조업의 R&D 투자 비중은 약 12%다. 스웨덴(22%), 일본(15%), 미국(14%)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20%에 불과하다. 미국(35.8%), 일본(31.9%), 독일(29.6%)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소재·부품 업계 한 전문가는 “원천 기술과 디자인 등 핵심 분야에 R&D 투자를 확대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단순 제조업에서 벗어나 IT융합을 기반으로 소재·부품 산업을 더욱 키워야 한다”며 “기업 가치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우리나라 경제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