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미래 시장에 대한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
내년 주목할 반도체 신기술·신제품으로는 14나노 핀펫 시스템반도체가 손꼽힌다. 메모리사업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는 빠르면 이달부터 경기도 기흥 공장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한다. 14나노는 반도체 회로 굵기가 10억분의 14m라는 의미며, 물고기 지느러미 모양의 핀펫은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들어 정보처리 속도를 빠르게 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반도체를 기반으로 내년 아이폰 차기 모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9의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DDR4도 내년부터 시장에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내년까지는 DDR3이 주력 제품이 되겠지만 처리속도를 2배 빠르게 만든 차세대 반도체 DDR4와 모바일용 저전력(LP)DDR4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도입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모바일 D램은 향후 1, 2년간 가장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다. IHS는 올해 D램 출하량 가운데 36%를 차지하는 모바일 D램이 내년에 43%, 2016년에도 47%의 점유율로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반도체 신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SSD, 사물인터넷 용 시스템반도체 등이다. 자동차의 ‘전자기기화’가 빨라져 차량용 반도체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LG전자까지도 공을 들이는 분야다.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드는 SSD는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점유율 확대를, 올해 새로 도전장을 내민 SK하이닉스는 빠른 시장 침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메모리는 물론 시스템반도체의 대응이 모두 중요한 분야다. 초고속 인터넷망 등 인프라에서 앞선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려 충분히 기회를 살려볼 만한 대상이다. 반도체 업계는 대규모 사물인터넷 실증 시범사업의 과정에서 서비스 육성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기술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장도 좋고 가장 고가에 팔리는 AP는 대한민국 반도체의 ‘아킬레스건’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로 우리 기업이 취약한 분야다. 진정한 반도체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AP의 경쟁력 강화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퀄컴이 2분기 말 기준 58%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애플(14.3%), 미디어텍(13.2%) 등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삼성전자는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보유하고도 지난 2분기 AP 시장 점유율이 3.3%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관련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