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재부품산업이 사상 처음 무역흑자 1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국내 제조업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소재부품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통관기준으로 소재부품산업이 수출 2598억달러, 수입 1594억달러로 무역흑자 100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소재부품산업은 지난 1996년 37억달러 적자에서 이듬해 34억달러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후 17년 간 흑자 규모가 30배 이상 커지며 1000억달러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대 중국 소재부품 흑자 확대가 1000억달러 달성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중국은 우리 소재부품산업의 최대 무역흑자 상대국이자,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수지 흑자는 전체 흑자의 48%에 달한다.
만성적인 대 일본 무역역조도 차츰 개선되는 추세다. 대 일 소재부품 적자는 지난 2010년 243억달러에서 지난해 205억달러로 연평균 5.5%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이 1000억달러 달성을 견인했다. 지난해 기준 소재부품 무역흑자 기여율은 전자부품이 43.7%로 가장 높다. 수송기계부품(22.2%), 화학소재(16.1%), 전기기계부품(10.5%) 등이 뒤를 이었다.
사상 첫 소재부품 무역흑자 1000억달러 시대가 열렸지만 일부 차세대 핵심 소재부품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것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의 OLED용 발광소재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60%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탄소섬유 기술력은 선진국의 절반 정도로 여겨진다. 대 일 적자가 계속되고 교역구조에서 메모리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것 역시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산업부는 “오는 2020년 소재부품 세계 4강(현재 5위) 도약을 위해 ‘제3차 소재부품발전기본계획’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정책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
이호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