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과 관련 6개 시중은행이 청구한 총 3억400만달러(3265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예비판정을 내리자 은행들이 집단 대응에 나설 채비다. 은행들은 무보가 은행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무역보험공사는 모뉴엘의 사기대출 사건과 관련해 6개 시중은행이 청구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무보는 예비판정 결과를 늦어도 7일까지 보험금을 청구한 기업·산업·외환·국민·농협·수협 6개 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 지급 불가 이유로는 대출 서류 누락과 비정상 대출거래 처리가 상당부분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관련 보험 청구 288건 중 수출 채권 요건 미달이 대부분이라고 무보 측은 설명했다.
무보 관계자는 “288건의 보험 청구건 중에서 해상운송거래는 34건, 나머지는 내륙거래”라며 “내륙거래의 경우 물품 수령증이 있어야 거래가 완성되고 보험금 지급 요건이 성립이 되는데 이 경우 단 한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무보의 지급 불가 결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입상과 수출상 신용조사는 무보가 전담하게 돼 있고 은행은 수출입업무와 분리된 서류심사만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은행이 물품 적재 입증을 증명하는 선하증권(船荷證券)만 구비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무보에 이의신청을 내고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기로 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