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Mobile First, Cloud First)’
지난해 9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MS는 더 이상 운용체계(OS)와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파는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가 미국 워싱턴 레드몬드 본사에서 공개한 차세대 OS ‘윈도10’은 나델라 CEO의 발언을 증명하듯 지금까지 MS가 선보였던 OS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MS는 지난해 10월 윈도10 개발자 버전을 공개할 때부터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OS를 강조했다. 기존 데스크톱PC와 일부 태블릿PC에서 운용됐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부터 사물인터넷(IoT)기기, 대형 TV까지 모든 IT 기기에 적용 가능하다. 윈도7과 윈도8의 장점을 융합해 모바일 시대를 이끌 새로운 OS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윈도10도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기능이 소개됐다.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 공략…20년 만에 새 웹브라우저 탑재
1995년 인터넷익스플로러(IE)는 MS 윈도에 탑재돼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을 주도했다. 구글 크롬이 등장하기 전까지 웹 브라우저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IE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글로벌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데스크톱PC 시장에서 OS와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여전히 윈도와 IE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윈도가 90% 이상을 확보한 것과 달리 IE는 60%를 넘지 못했다.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가 IE의 아성에 도전하며 맹추격 중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IE의 입지는 훨씬 좁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앞세운 애플의 사파리가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구글 크롬, 안드로이드 브라우저가 뒤를 잇고 있다. 모바일에서 IE는 시장 점유율 3%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는 MS 입장에서는 현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웹브라우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윈도10에는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담겨 있다. 코드명 ‘프로젝트 스파르탄(Spartan)’으로 명명된 이 웹브라우저는 기기 간 상호운용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IE가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 제약을 받았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부터 태블릿PC까지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적용돼 뛰어난 안정성과 정확도를 자랑할 것이란 게 MS 측 설명이다. 스파르탄의 향상된 기능으로 △키보드뿐 아니라 펜을 사용해 자유롭게 웹페이지에 코멘트를 달고 공유하는 기능 △온라인과 오프라인 웹 기사의 레이아웃 단순화를 지원하는 읽기 뷰 △MS의 새 음성인식 시스템 ’코타나‘와 통합해 온라인 검색과 실행 속도 향상 등이 주목받고 있다.
◇모든 디스플레이에 운용되는 OS “화면이 없어도 좋다”
윈도10은 데스크톱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태블릿PC, TV뿐 아니라 MS X박스까지 모든 기기에 적용된다. MS는 “윈도10은 아주 작은 사물인터넷(IoT) 센서 일부에서부터 세계 기업용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까지 광범위한 범위의 기기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4인치 스크린을 가질 수도 있고 80인치 스크린이 있을 수도 있으며 스크린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MS는 사용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윈도10을 경험하도록 신규 기기 2종도 함께 공개했다.
MS는 윈도10 공개와 함께 홀로그래픽 컴퓨터를 함께 선보였다. MS 홀로렌즈는 스마트폰이나 데스크톱PC 연결 없이 무선 홀로그래픽을 구현한다. 주변 현실공간에서 고화질 투시 홀로그래픽 렌즈와 공간 음향 시스템을 통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 사용자 동작과 주변 공간을 인식하는 ‘홀로그래픽프로세싱유닛(HPU)’를 탑재해 센서에서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워크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협업을 강조한 대형 스크린 기기도 윈도10 기능을 극대화한다. MS ‘서피스 허브’는 사용자가 공간과 관계없이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디지털 화이트보드, 원격 회의, 노트북·태블릿PC·스마트폰 화면에서 다수 사용자가 콘텐츠를 공유하고 편집하는 기능 등이 특징이다. 55인치와 84인치 2가지 크기로 제공되는 서피스 허브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협업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사용자를 위한 1년 간의 무료 업그레이드 제공
윈도7, 윈도8.1, 윈도폰8.1 등 기존 사용자가 손쉽게 윈도10을 접할 수 있도록 정식 버전 출시 1년 동안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 MS 무료 업그레이드 방침은 짧은 간격으로 자주 업데이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기 전체 수명 주기에 맞춰 안전하고 혁신적인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서비스로서의 윈도(Windows As A Service)’으로 명명됐다.
나델라 CEO는 “윈도10으로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세상에서 기존 PC보다 더욱 고도로 개인화된 컴퓨팅 시대가 시작됐다”며 “현재 15억 윈도 사용자가 윈도10을 사랑하게 되고 수십억 이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윈도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 MS의 포부”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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