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4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실적 등 주요 안건을 승인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 최초로 각 부문장이 직접 주주들에게 사업경과와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의결권 주식은 전체의 78.27%가 참여한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매출 206조원과 영업이익 25조원 등 주요 경영성과 보고와 함께 46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이뤄졌다. 임기가 만료된 사내이사 권오현 대표(부회장), 사외이사 김한중 차병원그룹 미래전략위원장, 이병기 서울대 교수 등은 이날 재선임을 받았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러시아, 중동에서의 위기감 지속과 내수 부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실한 재무구조 등이 세계 최우량기업 수준을 유지했다”며 “지난해 포춘 500대 기업 13위,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 세계 최고 혁신기업 3위 등으로 글로벌 전자업계 선두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올해 세계경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유로존 경기침체, 유가하락 등 신흥국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력제품 시장도 성장이 둔화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프리미엄 제품 및 기술리더십 강화 △B2B·콘텐츠 등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경쟁력 선제적 강화를 꼽았다.
부문별 경쟁력 강화방안도 제시됐다. 삼성전자 주주총회 최초로 각 부문장이 직접 해당 사업 경과와 경영목표를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DS(부품)부문장을 겸하는 권 부회장은 “메모리 사상 최대 실적 등 월등한 기술격차로 원가경쟁력 극대화, 시장 리더십 강화를 할 수 있었다”고 지난해 반도체 시장을 설명했다.
올해 예상되는 메모리 시장 성장 둔화에 대해서는 D램의 20나노 공정 전환, 10나노 D램 개발 등을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SSD 시장 확대, 시스템LSI 경쟁력 강화, 평택 반도체 라인 투자 조기집행 등에 나서겠다”고도 덧붙였다.
DP(디스플레이패널)는 지난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프리미엄 수요 감소로 실적이 소폭 하락했으나 올해에는 초고해상도 등 프리미엄 입지 강화와 중저가 시장 공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 내다봤다.
CE(소비자가전)부문도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우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윤부근 CE부문 대표(사장)는 “지난해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올해에도 저성장 지속 기조가 예상된다”며 중국 및 경쟁사의 세계 시장 확대, 이종 업체들의 시장진입 가시화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올해 TV 시장은 SUHD, 타이젠 등으로 1등 입지를 공고히 하고 생활가전, 의료기기도 지속적으로 해외 영업망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올해 전략을 소개했다.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대표(사장)는 무선(스마트폰)사업의 1등 경쟁력 유지, 네트워크 사업의 사업 확대를 올해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신 사장은 “지난해 시장둔화와 치열한 경쟁으로 무선사업의 시장이 둔화됐다”면서 “갤럭시S6를 앞세운 프리미엄 주도권 회복, 중저가 시장 대응, 선제적 시장 대응으로 삼성 스마트폰을 선망성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올해 경영목표를 설명했다. 네트워크사업은 “세계적인 LTE 확산, 해외 시장 확대 기회를 잡겠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교육, 리테일, 공공 부문에서의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도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이날 주주들은 대체적으로 안건에 대한 원안동의 속에서 최근의 직원 임금동결, 사외이사 활동, 삼성테크윈 매각에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임금동결은 기본급 동결이며 호봉에 의한 임금상승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삼성전자는 경쟁업체 누구보다도 최고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고 있고, 최고경영진 보수도 동종 IT 업계에 비해 높지 않다”고 임금동결에 대해 설명했다.
장기보수한도에 대해서는 “실적이 나빠서 이를 줄인 것이 아니라 보수한도를 동결시켰고 과거의 스톡옵션에 따랐으며 한국기준으로는 큰 금액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글로벌 IT 기업 기준으로는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외이사 전문성에 대한 질의에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경험과 역량, 지식을 사외이사로부터 사는 것”이라며 “주주의 장기이익 극대화,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유능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테크윈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권 부회장은 “삼성테크윈의 사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관련이 많이 없어져 매각을 결정했다”며 “삼성전자의 장기적 발전 방향을 위한 결정이고, 헐값 매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보통주 1만9500원, 우선주 1만9500원의 현금배당을 오는 4월13일 각 주주의 증권회사 계좌로 입금, 지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46기) 배당률은 지난해 6월30일 보통·우선주 500원 중간배당을 포함해 보통주 기준 400%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