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성장하려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의 성장 과정 및 비즈니스 전략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좁은 내수 시장에서 영세기업이 과당 경쟁하는 구조”라며 “OEM·ODM 성장전략을 취하면 내수시장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고 글로벌 기업과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이 성장한 데는 오랜 시간과 자본이 투입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 비해 1세기가량 빨리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했다. 또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공통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작아 성장기반이 취약하다. 또 인수합병(M&A) 경쟁력이 떨어진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브랜드 파워도 부족하다.
윤태영 연구원은 “의료기기산업이 성장 잠재력이 크고 고용창출 효과 등 내수진작에 많은 효과가 기대된다 하더라도 성장속도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아나 사례를 들었다. 윤 연구원은 “메디아나는 2000년부터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40~50%의 ODM 비중을 유지하며 안정적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며 “ODM을 통한 제품 공급 실적을 기반으로 세계 80여개 국가에 판매채널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또 각 국 및 국제기구의 의료기기 조달,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패키지 수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특성상 유지보수가 필수적인 데다, 정부와 협력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원활하다는 걸 장점으로 꼽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