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료기기 사업을 총괄하는 조수인 사장이 삼성메디슨을 ‘3군’이라고 자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수인 삼성메디슨 사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GE·필립스·지멘스가 1군을, 도시바·히타치 등 일본 기업들이 2군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삼성메디슨은 현재 3군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비록 지금은 3군에 있지만 3년 뒤 2군으로 진입하고, 또 3년 뒤에는 1군이 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의 발언은 주주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밝히고 경쟁력 강화를 다짐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수장의 발언이란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세계 의료기기 업계 진입 장벽이 높고, 시장 개척이 녹록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은 2009년 12월 삼성전자 내 의료기기사업팀을 신설하며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사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없다. 삼성이 야심차게 인수한 메디슨은 오히려 실적 악화 등의 부침을 겪기도 했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삼성메디슨은 일단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2847억원을, 영업이익은 289% 늘어난 35억원을 달성했다.
삼성메디슨은 조직 정비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해외 영업인력과 개발인력 확충 및 역량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음파 진단기기가 주력인 삼성메디슨은 6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시장에서 6%를 점유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