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 초격차 행보가 빨라졌다. 세계 처음으로 14나노 핀펫과 3차원(3D) V낸드 플래시를 양산한 데 이어 10나노급 D램 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하반기부터 세계 첫 양산 제품을 고도화하는 데 속도를 낸다.
가장 먼저 등장할 제품은 48단 3D V낸드다. ‘코드명 V3’로 알려진 48단 V낸드는 이미 내부적으로 양산 채비를 갖췄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서 48단 3D V낸드 팹 신규 투자를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안 낸드 팹은 약 월 5만장 양산 규모다. 3만장 규모에 달하는 48단 3D 낸드 설비를 추가 투자하는 게 유력하다. 연말까지 8만장 규모 V낸드를 양산하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32단 V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하반기 양산할 48단 V낸드는 내부 시험 라인에서 생산한 결과 수율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계획에 없던 48단 V낸드 양산 투자가 임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5월 세계 처음으로 32단 V낸드를 양산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3비트 기술을 접목한 128Gb 용량 32단 V낸드를 양산하며 세계 V낸드 시장 포문을 열었다. 올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이 3D 낸드 양산 초읽기에 돌입할 예정인데다 내년 48단 양산을 준비하고 있어 삼성도 48단 V낸드 양산에 속도를 낼 필요가 커진 것도 주효하다.
업계는 시안 팹 증설 투자 규모에 따라 64단 V낸드 양산에 장기적으로 대비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한 관계자는 “64단 V낸드는 아직 연구개발 중이지만 상당히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엑시노스’ AP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일으킨 14나노 핀펫은 10나노로 진화한다. 내년 연말에 10나노 핀펫 양산을 시작한다. 홍규식 시스템LSI 마케팅팀 상무는 “14나노 핀펫 성공 경험이 있어 10나노도 빠르게 양산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4나노 핀펫 매출 비중을 높이는 데도 속도를 낸다. 지난 1분기 생산을 늘리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채비를 마쳤다. 전체 시스템LSI 12인치 생산 중 14나노 핀펫이 올해 30%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10나노급 D램도 출시설도 흘러나온다.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8나노 D램을 개발했으며 양산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돼왔다.
백지호 메모리마케팅팀 전무는 “18나노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연구소에서 10나노급 D램을 연구하고 있으며 연내 샘플이 나오지 않는다”며 “연말까지 20나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생산 확대와 수율 향상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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