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컴퓨터가 등장했다.
미국 스타트업 NTC가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9달러(약 9800원)짜리 초소형 컴퓨터 ‘C.H.I.P(칩)’을 공개했다고 주요 외신이 11일 보도했다.
이 제품은 올위너의 암(ARM) 기반 1기가헤르츠(GHz)급 프로세서 ‘A13’와 512메가바이트DDR3 램(RAM)을 탑재했다. 저장 용량은 4기가바이트(GB) 정도다. 크기는 가로 6cm, 세로 4cm로 플로피디스크보다 작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4.0을 지원한다. 인터넷이나 무선 키보드·마우스에 연결할 수 있다. 10~15달러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비디오그래픽스어답터(VGA)나 HDMI 단자를 연결할 포트를 패키지에 더할 수 있다. 전력은 내장된 배터리 파워 회로가 담당한다.
칩에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면 일반 데스크톱PC처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료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리브레오피스를 통해 텍스트 문서나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수 있고, 운용체계(OS)는 데비앙리눅스다.
스크래치 앱을 통해 프로그래밍 기초 용어를 배울 수 있다. 이밖에 게임, 사진 편집, 오디오 편집, 심지어 CAD까지 다양한 앱을 제공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수천 개 무료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회사는 칩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4.3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쿼티(QWERTY) 자판기, 5시간짜리 배터리를 탑재한 패키지 ‘포켓칩(Pocket C.H.I.P)’도 판매 중이다. 이 패키지 뒷면에 칩을 끼워 넣으면 모바일 기기처럼 쓸 수 있는 셈이다. 포켓칩과 칩을 함께 구매하면 제품 가격은 49달러(약 5만원)다.
킥스타터는 펀딩 목표를 달성하면 실제 제품을 만드는 구조다. 11일 현재 이 회사는 펀딩 목표 금액인 5만달러(5447만원)를 10배 이상 넘긴 59만달러(약 6억4275만원)를 유치했다. 칩은 올해 11월부터 제작되기 시작해 5개 포켓칩·칩 묶음 상품을 주문한 고객들에게 먼저 배송된다. 첫 단품은 내년 5월 구매자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외신은 이 제품이 또다른 싱글보드 초소형PC 브랜드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를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즈베리파이는 최근 35달러(약 3만8000원)짜리 신제품 ‘라즈베리파이2’를 출시한 바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