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는 애플의 내일을 보는 창이다. 이 회사가 최근 사들였거나 등록 또는 자체 인용한 특허가 무엇이고 또 몇 개나 되는지 꼽아보면, 애플이 조만간 내놓을 신제품과 강화될 기능을 어림할 수 있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분석 전문기업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 보고서 ‘애플 차세대 무기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애플이 가장 많이 공들인 특허는 ‘터치패널’과 ‘음성인식’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부터 사들여라”
애플은 지난 10년간(2004~2013년) 총 2303개 특허를 사들였다.
주로 다중화통신과 원격통신, 디지털통신 등 ‘모바일’ 분야 특허를 집중 매입했다. 단일 기술로는 터치패널 관련 특허가 제일 많았다. 최근 3년간 사들인 특허(1784개) 역시 모바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전·보안은 최근 3년간 집중 매입하는 신규 주목 분야다.
애플은 신규 분야에 진출하거나 기존 시장 방어가 필요할 경우 대규모 특허 매입으로 활로를 연다. 실제로 애플은 터치패널 전문업체 ‘핑거웍스’를 인수, 관련 특허를 일거에 획득했다.
또 취약한 통신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텔 특허를 대량 매입했다.
삼성전자와 소송으로 반도체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는 프리스케일 반도체 특허 매집에 나서기도 했다.
◇보유 특허를 보라
이 같은 매입을 통해 지난 10년간 애플이 확보한 특허 수는 총 6873개다.
역시 터치패널 관련 특허가 제일 많다. 최근 3년간 확보한 특허만 보면 인터페이스와 단말기 디자인 분야에 집중됐다.
애플이 강화한 특허를 대기술군(USPC 타이틀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디자인 및 UI △운용체계(OS) △통신 △가전 △보안 △데이터 전송 △반도체 △온라인 등 8개 분야다.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영역은 ‘디자인 및 UI’ 분야로 최근 10년간 총 650개를 확보했다.
특히 컴퓨터 메모리와 암호방식 영역은 최근 3년간 집중 확보된 분야다.
◇자체 인용 기술이 곧 주력분야
애플은 지난 6년간(2009~2014년) 보유 특허를 총 3만1142번 자체 인용했다.
‘자체 인용’(Self-Citation)이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선행 기술을 인용, 신규 특허 출원에 활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보유 특허에 자체 인용이 많다는 것은 해당 기술을 지속 연구개발하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이 자체 인용한 기술 역시 건수 기준으로는 터치패널 분야가 제일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일명 ‘시리’라 불리는 음성인식 분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애플이 자체 인용을 강화한 특허를 대기술군으로 분류하면 △음성인식 △가전 △UI △데이터 전송 △차량용 데이터 전송 △통신 △가상화 △정보보안 △배터리 △메모리 회로 △로봇 △제품 포장 등의 순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자체 인용 분야는 ‘음성인식’으로 지난해에만 총 595건에 달했다.
이 밖에 텔레비전, 영상 분야, 차량용 데이터 프로세싱 등도 자체 인용 건수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분야다.
◇교차분석 결과
애플의 ‘3대 IP 액티비티’(매입·보유·자체 인용)를 종합해 ‘교차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원격통신 △안테나 △메모리 회로 △컴퓨터 간 데이터 전송 △텔레비전 △영상분석 △정보보안 등 7개 영역에서 3대 IP 액티비티가 모두 급증했다.
이 밖에 △UI 및 스크린 표현 △그래픽 처리 △음성인식 등 3개 영역은 2개 IP 액티비티에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TRC는 이들 10대 영역을 ‘애플 혁신기술 톱10’으로 선정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