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자동차 전자화와 부품업체의 과제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카와 친환경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는 이제 기계 부품 집합체가 아닌 전자 장치 결정체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장화와 부품 및 소프트웨어(SW) 복잡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는 국제 표준 제정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 표준으로는 ISO26262가 대표적이다. ISO26262는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표준으로, SW와 전자부품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전장 시스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1년 11월 제정했다.

자동차 전장 부품 안전성 평가가 업계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자동차 관련 법규 제정시 제조물책임법(PL) 항목이 강화되면서 자동차 안전 관련 표준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됐다. 완성차 업체는 PL 소송 등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실제로 BMW, 다임러 등을 비롯한 유럽 완성차 업체는 지난 2011년부터 부품과 시스템 업체를 포함한 협력업체에 ISO26262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기능 안전이 검증되지 않으면 입찰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ISO26262는 현재 유럽에서 주도적으로 표준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북미, 일본, 국내에서도 이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최초로 에어백 제어장치(ACU)에 대해 ISO26262 인증을 획득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최초로 에어백 제어장치(ACU)에 대해 ISO26262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2010년 11월부터 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ISO26262에 체계적으로 대응해왔다. 이 같은 선제적 대응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독일 국제표준 인증기관인 TUV SUD로부터 지난 2012년 LKAS(차선유지보조), SCC(차간거리제어) 시스템에 대해 ISO26262 인증을 획득했다. 2013년 9월과 11월 ACU(에어백제어)와 SPAS(자동주차)에 대해서도 인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이 회사는 인증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ISO26262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는 물론이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적용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BMW,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을 비롯한 완성차 메이커가 이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를 토대로 ISO26262 기준을 만족하는 부품을 적용한 신차가 줄줄이 출시될 전망이다. 현대차도 ISO26262 기준을 만족하는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DCT)을 탑재한 신차를 최근 출시했다.

2003년 제정된 자동차 전장품 SW 국제 표준 ‘오토사(AUTOSAR)’ 중요성도 커졌다. 오토사는 BMW, 다임러, 폴크스바겐, 보쉬, 콘티넨탈 등 유럽 완성차 및 부품 업체가 주도적으로 제정했다. 현재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는 3세대 버전을 양산하고 있으며, 부품 업체는 2011년 개정된 4세대 버전 적용이 대세다. 현대모비스도 이에 대응해 4세대 버전을 적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