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우주강국이 경쟁적으로 달 탐사에 나섰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 전통 우주강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인도 등 신흥 우주강국까지 가세했다. 이들에게 달은 우주개발 전초기지다. 우리나라도 2020년 독자 달 탐사를 목표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달 탐사 필요성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집중 진단한다.
우주영토 개척을 위한 전진기지로서 달 탐사가 주목받고 있다. 달은 우주과학을 실험하고 태양계 행성을 탐사하기 위한 기지로서 최적 장소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 양강 체제였던 달 탐사가 이제는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이 가세한 다극화 양상이다.
미국은 2009년 달 정찰위성 ‘LRO’를 발사한 데 이어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달 궤도선을 보내며 꾸준히 달 탐사를 진행해 왔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옛 소련 이후 무인 달 착륙 시험을 재개한다. 중국과 일본, 인도 등은 이미 달에 궤도선을 보냈고 2017~2019년에 걸쳐 각각 궤도선과 착륙선 등을 발사해 탐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우리보다 앞선 이들 국가는 대부분 2020년 이전에 달 착륙선을 발사하고 2020년 이후에는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한다.
우주 강국 도약을 노리는 우리나라도 달 탐사 경쟁에 가세한다. 우리나라는 2017년 시험용 달 궤도선 발사, 2020년 독자개발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한국형 발사체에 실어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 중이다. 당초 올해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달 탐사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선행연구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개발은 내년 이후로 미뤘다.
세계 각국이 우주개발과 달 탐사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우주 기술이 국가 전략기술이자 국력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강자를 노리는 한·중·일 3국도 우주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우리나라가 가장 뒤떨어져 빠른 추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첨단 우주기술은 타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고어텍스, 정수기, 전자레인지 등이 모두 우주기술에서 파생됐다. 달 탐사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원자력 기술 등을 접목해 기술적 검증을 수행하고 관련 산업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달 탐사는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과 국민 자긍심 고양이라는 무형의 가치도 있다. 달 탐사 성공을 바탕으로 우주영토 및 자원 확보 등 인류 미래를 위한 우주탐사에 선진국과 동참할 수 있는 우주강국 지위도 확보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위성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국형 발사체 성능을 검증해 보임으로써 해외 발사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번에 시도하는 75톤급 저추력 엔진을 묶는 클러스터링 방식은 다양한 규모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우주기술을 보유한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추진하는 것은 절호의 기회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NASA와의 달 탐사 협력은 우주 개발에서 한국을 가능성 있는 파트너로 본다는 의미”라며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계획/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