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메르스 항체가 형성된 완치자의 혈액을 투여하는 방식이 시도됐다.
1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어젯밤에 완치자 2명의 혈장(혈액 속의 유형성분인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액체성분)을 채취해 환자 2명에게 각각 투여했다"고 밝혔다.
혈장을 투여받은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38)와 평택경찰서 경사인 119번 환자(35)로 알려졌다.
두 환자 모두 30대로 건강한 상태에서 감염됐으나 현재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나와 생기는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두 환자 모두 혈장 치료 이후 별다른 차도는 없는 상태"라며 "보통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기 전에 혈장 치료를 시도해야 효과가 있는데 이미 발생한 후라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혈장을 기증한 완치자 가운데 1명은 앞서 지난 11일 퇴원한 공군 원사다.
이날 대책본부는 앞으로도 메르스 중증 환자 치료에 완치자의 혈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정 질병을 이겨낸 완치자의 혈장을 같은 질병을 앓는 환자에 주입하는 이 같은 치료 방식은 여러 질병에서 두루 쓰이는 `고전적`인 치료 방법이다.
환자가 병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몸속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원인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는데 그 항체가 담긴 혈장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해 동일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하게 하는 것이다.
한편 메르스 의사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메르스 의사, 그런 치료법도 있구나" "메르스 의사, 무사히 완치하길!" "메르스 의사, 메르스 언제까지 계속 될지" 등 반응을 보였다.
김현이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