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표절, 신경숙 "가져다 썼는데 표절아니야"...유체이탈 화법?

자료:/ SBS '힐링캠프'  신경숙편 캡쳐
자료:/ SBS '힐링캠프' 신경숙편 캡쳐

명백한 표절

소설가 신경숙의 단편 ‘전설’의 표절 의혹에 대해 문인들은 명백한 표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원옥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은23일 서울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린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공동주최 긴급 토론회에서 신씨가 일종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며 여전히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신씨가 언론사 인터뷰에서 `(작품을)가슴에 묻어야 할 것 같아요.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질문으로 남겠죠`라고 말한 부분에서 신씨가 이번 파문을 작가 개인에 대한 공격과 비난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여전히 신씨는 표절 의혹에 진심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씨를 비롯해 지금까지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작가들은 매번 `가져다쓰긴 했는데 표절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출처를 표시하겠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며 "이렇다면 한국에 표절 작가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명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신씨가 `표절이라고 판단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타인의 얘기가 아닌 본인 이야기라면 `표절이 맞다`고 확정하고 그 연장 선상에서 책임을 어떻게 짊어질지 얘기를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문학 전체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표절 시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문인들이 자체 표절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정은경 원광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내부 규범 마련에 반대했다.

정 교수는 "한 단락 안에서 `여섯 개의 단어 동일`이라는 명백한 문장 단위 표절 기준외에 모티브와 이미지 차용 등은 모방과 영향 관계로 봐야 한다"며 "예술 창작은 예술가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경숙 작가의 명백한 표절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표절은 표절이다”, “가져다 쓰긴 했는데 표절은 아니라니 무슨말?”, “국내 탑 소설가의 표절소식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정혜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