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기업 스카나두가 개발 중인 ‘스카우트’는 똑똑한 진단기다. 이 제품을 이마에 가져다 대면 10초 안에 체온, 혈압, 심박수, 산소포화도 등을 한번에 측정할 수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스마트폰앱 등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에 적합한 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글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와 손잡고 ‘스마트 렌즈’를 개발 중이다. 두 회사는 센서와 마이크로칩 같은 미세 부품을 콘택트렌즈에 심어 의료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 렌즈를 만들 계획이다. 당뇨병 환자를 위해 스마트 렌즈가 눈물을 분석해 당 수치를 확인, 전송하는 기능이 구현될 계획이다. 노안 환자 눈 기능을 보완하는 기능도 탑재될 예정으로, 카메라 자동초점(오토 포커스)과 유사한 방식으로 눈의 초점을 교정하는 것이다.
융·복합 기술 발달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의료기기들이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신개념 제품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시작된다. 이른바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 프로젝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30일 ‘차세대 의료기기개발사업 신규과제’를 공고했다. 이달 말 접수 마감인 이번 사업은 지금까지 시장에 없던 의료기기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선행 기술 융합으로 기존 의료기기 한계를 극복,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계 시장 선도가 가능한 고부가가치형 의료기기를 상용화하는 내용”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의료기기 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만큼 구체적 대상을 규정짓지 않았다. 단 기업이 주관해 대학·연구소·병원 등이 참여하는 것이 조건이다.
사업 기간은 총 3년으로 올해만 약 1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개발 과제로는 상당한 규모라는 게 미래부의 설명이다.
인체에 사용되는 의료기기인 만큼 규제에 따른 제약과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미래부는 조속한 제품 상용화를 위해 범부처 협력으로 신개념 제품에 인·허가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관심을 모으는 건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를 포함,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고 특허도 많아 후발주자의 신규 진입은 물론 추격이 매우 어렵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은 100년 넘게 사업을 추진한 경험과 규모를 갖추고 있다. 또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 연구개발비 전체를 합친 것보다 수십 배 많은 개발비를 투입해 추격을 따돌리며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전에 없던 신개념 의료기기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서건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후발주자인 데다 규모에서 워낙 격차가 벌어져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며 “일환으로 첨단 융합 제품 등 기존에 없던 의료기기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장하는 전략이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만큼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신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그런 뒤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