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벨이 카네기멜론대학교에 지급할 특허 손해배상 금액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미 연방항소법원은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마벨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이 회사의 특허 침해 사실을 재확인하는 한편, 카네기멜론 대학에 지급할 손해배상금액을 대폭 낮추라고 판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주요 외신이 5일 보도했다.
마벨이 지급해야 할 손배배상금은 종전보다 7분의1 수준인 2억7840만달러(약 3259억원)로 줄었다.
마벨은 디스크 드라이브를 제어하는데 활용하는 부품 등 다양한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다. 주요 고객사는 대형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휴렛팩커드(HP), 델 등 PC 하드웨어 제조 업체다.
앞서 카네기멜론대학은 2012년 마벨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특허 두 건은 저장된 데이터 중 특정 유형 오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을 미리 검출해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당시 배심원은 마벨의 특허 침해 사실을 인정해 카네기멜론대학에 로열티 금액을 포함한 손해배상액 11억7000만달러(약 1조3696억원)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연방 법원은 이 회사가 고의적으로 특허를 침해했고 소송이 길어지면서 카네기멜론대학에 보상해야 할 기간도 늘어났다는 이유로 손해배상금액을 15억4000만달러(약 1조8027억원)까지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카네기멜론대학을 대변하는 로펌 업체 K&L게이츠(K&L Gates) 측은 “일단 마벨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미국 내 판매를 피해로 인정한 부분은 다행”이라며 “적절한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벨은 지난 1분기(2016년 회계연도) 전분기보다 16% 감소한 7억2400만달러(약 848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인 9억5800만달러(약 1조1225억원)에 비해선 24% 하락한 수치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