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인 14명 사면...정치인 제외

정부는 1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인 14명을 포함해 총 6527명을 특별사면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14일자로 서민 생계형 형사범, 중소·영세 상공인 등 경제인, 불우 수형자 6527명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경제인 중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형집행 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과 홍동욱 한화그룹 여천NCC 대표이사가 형선고실효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들을 포함해 대기업 등 유력 업체 경제인 총 14명이 특별사면·감형·복권 대상자가 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은 제외됐다. 정치인 사면도 없었다.

정부는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건설 분야 입찰 제한, 소프트웨어 업체 입찰 제한 등 행정제재자 총 220만6924명 특결감면 조치도 시행했다.

SK그룹 등 사면 대상자 소속 기업은 오랜 경영공백을 해소하고 성장발판을 되찾게 됐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사면·복권되면서 안으로는 그룹 재도약을, 밖으로는 정부와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최 회장은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사면배경 메시지에 화답해야 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SK그룹 차원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법조인은 “최 회장은 물론 SK그룹 전체가 박 대통령과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인지했을 것”이라며 “최 회장 사면·복권이 이뤄진 만큼 SK그룹이 경제살리기 특단 처방을 내놓지 않겠냐”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이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사회적 기업 등을 통한 경제적 약자 지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스타트업·벤처기업 등 공동체와 상생을 통한 국민 통합 노력도 이전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총수로서 SK그룹 재도약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SK그룹은 최 회장 부재 중 인수합병(M&A)에서 잇따라 실패했다. 조직을 정비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 잃어버린 3년을 되찾아야 한다.

SW기업 행정제재 해제조치로 경영상 애로를 겪는 SW기업도 정상적 사업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입찰자격제한 해제 수혜 기업은 총 100개 기업으로 파악된다. 이중 83개사가 중소기업으로(50억 미만의 소규모 기업은 46개)다. SW협회는 해제 조치로 인해 총 6000여명 중소기업 SW종사자가 고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면 대상자 발표 직후 논평에서 “대통령께서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경제인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이라는 용단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며 “경제계는 이를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상희 김원배 윤대원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