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스마트의료 리더를 만나다<10>김희중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국산 의료기기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하게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력이 상당 수준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기업 제품과 비교할 때 2% 부족하면서도 가격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김희중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김희중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김희중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의 진단은 분명했다. 입지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산 의료기기가 외산 제품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 부원장은 “의외로 비싸다”고까지 말했다.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글로벌 기업의 장비에 비해 국산 의료기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인 데 가격경쟁력에서도 차별화하지 못해 사용자 입장에서 구매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부원장은 “근본 원인은 국내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사업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의 얘기는 도돌이표처럼 들릴 수 있다. 의료기기 제조사들은 국내 병원이 국산 제품을 외면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어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가리는 것은 중요치 않다. 의료기기를 실제 구매해 사용하는 실수요자 평가는 국내 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국산 의료기기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정보가 전무하다보니 국산 의료기기를 접할 기회가 없고 구매로 이어지기는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김희중 부원장이 애정어린 비판을 하는 건 서울대병원이 국산 의료기기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초 장비도입을 결정하는 의료기기심의위원회에 이례적으로 외부 인사를 위촉했다. 병원 밖 전문가 도움을 통해 전문성과 다양성, 투명성 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초기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장비 도입에 있어 다양한 의견을 절충, 의사결정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부서 받고 있다.

국산 데모장비 사업을 통해 의료진에게 국산장비 사용 관심을 높이고 있다. 김 부원장은 “의료기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수요자와 제조사 간 소통이 중요하다”며 “의료진이 국산 장비를 사용해 피드백을 주거나 의료기기 개발 초기에 참여해 의견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