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인수…저장장치 시장 재편

미국 하드디스크(HDD) 기업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웨스턴디지털이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확보하며 저장장치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 주식을 주당 86.5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총 190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반도체 분야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다.

회사는 이번 인수로 연 매출 210억달러 대형 기업으로 거듭난다. 시장은 지난 2012년 히타치 HDD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플래시 메모리 주요 기업인 샌디스크까지 인수하며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와 도시바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한다. 샌디스크는 도시바와 일본 미에현 소재 공장에서 함께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설비투자와 공동개발 노력이 과거보다 더 커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인수로 웨스턴디지털에 15% 지분을 출자한 중국 칭화유니그룹 힘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중국이 웨스턴디지털 HDD에 이어 샌디스크 플래시 메모리로 영향력을 넓혀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시장에 진출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9년이면 SSD 시장이 HDD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HDD는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매출이 5% 줄고 판매대수는 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SD는 매출과 판매대수가 각각 13%, 20%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