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재산업 육성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첨단산업에서 소재기술은 핵심이다. 첨단산업 성장에 소재가 기여하는 비율은 정보통신 70%, 환경기술 60%, 바이오기술 50%에 이른다. 미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소재 개발기간과 생산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국가 프로젝트로 3000억원을 들여 MGI(Material Genome Initiative)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소재강국 일본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신원소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48%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핵심소재 개발을 간과한 탓에 트리아세틸 셀룰로오스(TAC) 필름과 같은 필수소재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한다. 나노소재 분야 한국과 중국 간 기술격차는 2000년 2.5년에서 2012년 1.2년, 2014년 1.1년으로 좁아졌다. 상황이 이러니 우리나라가 요소기술을 선점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일본과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사이에 낀 넛 크래커 신세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는 경쟁국 분전(奮戰)을 바라보고만 있을 처지가 못 된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22일 대통령과 정부에 미래 신시장 선점을 위한 소재기술 혁신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연구노력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

미래산업 선점과 신산업 창출을 위한 소재기술개발 혁신, 개발 소요기간 50% 단축을 위한 소재공정 혁신, 지속적 혁신이 가능한 소재산업 생태계 구축, 소재 신뢰성 확보를 위한 인프라 확충 등이 자문회의가 제시한 혁신방안 골자다. 범부처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코리아 머티리얼 이니셔티브’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목표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소재기술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다.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됐다. 정부가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의지를 보인다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투자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