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가진 시각은 사람 보다 정확하고 폭이 넓다. 술을 마신 사람을 대신해 컴퓨터가 운전하고 컴퓨터가 더 많은 이미지 정보와 의학정보를 갖고 의사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시대가 온다. 전화로 영어를 나누면 한국어로 바로 번역되고, 말하는 대로 모니터에 그대로 문자가 뜬다.” 이른바 기계학습(머신 러닝)이 가져다 줄 미래다.
에릭 슈미트 구글 알파벳 의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회관에서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과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주최한 테크토크에 참석에 ‘기계학습’의 미래를 이처럼 진단했다.
그는 “기계학습은 심층신경학습을 기반으로 컴퓨터가 10개 층위로 정보를 종합해 인간을 따라할 수 단계가 됐다”며 “머신러닝이 의료, 운전, 통번역 등 광범위하게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계가 사람을 뛰어넘는 인지능력을 가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아직 공상과학이라고 전했다.
슈미트 의장은 “컴퓨터가 사람을 뛰어넘어 인식해 판단하는 것은 아직 공상과학 수준”이라며 “(자신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 역사나 기업의 세세한 정보 등 내가 알고싶어하는 것을 먼저 알려주는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이 구글 기계학습에 거는 미래”라고 말했다.
그는 무인차의 경우 운전하면서 사람이 만든 의사결정 규칙에 따라 결정할 뿐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글이 무인자동차와 구글글라스 등을 내놓으며 하드웨어(HW)까지 손 대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슈미트 의장은 “구글의 관심은 소프트웨어(SW)로 적절한 HW 파트너를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에 보다 유연하게 규제를 풀어야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규제가 항상 올바르지도 않고 많은 규제가 미래 기술의 발목을 잡는다”며 “한국 경제가 둔화되는 만큼 유연하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규제가 유연해지면 똑똑하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한국의 젊은 세대는 사업적 성과에서도 케이팝 못지 않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슈미트 의장은 이날 오전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한국인 창업자와 만남에서도 한국 젊은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높은 교육열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경제가 성장하려면 더 많은 기업가정신과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릭 슈미트 의장은 차세대 기술은 한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한국 스타트업을 향해 “인생은 짧다, 지금 시작하라”고 격려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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