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반도체 소자,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가 올해 공격적인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면서 장비 업계에도 훈풍이 불었다. 국내 1위 장비 업체인 세메스는 지난 10월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원익IPS, 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링 등도 전년 대비 높은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내년 반도체 소자업계 투자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비 업계 향후 실적은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 장비 업체 수주 잔고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대부분 줄어든 것이 그에 대한 신호다. 3D 낸드플래시, 10나노 시스템LSI,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가 줄어든 D램 설비 투자액을 어느 정도나 상쇄해줄 것인가가 장비업계 관심사다.
30일 주요 장비업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세메스, 원익IPS, 에스에프에이, 케이씨텍, AP시스템, 주성엔지니어링, 디엠에스, 탑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확대됐다.
반도체 소자 업계 투자가 많았던 것이 주효했다. 올해는 SK하이닉스의 M14 신규 공장 준공, 삼성전자 17라인 1단계 D램 투자, 중국 시안 3D 낸드플래시 공장 보완 투자 등이 진행됐다.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GF) 등 순수 파운드리 업체들도 14/16나노 핀펫(FinFET) 공정 도입으로 투자액을 늘렸다.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 역시 중국 업체 중심으로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과 국내 플렉시블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보완, 증설 투자를 단행했다.
3분기까지 8959억원 매출을 기록한 세메스는 이미 지난 10월 기준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세메스 연매출이 1조원을 상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국내 장비업체 중에서도 1조원 돌파 기록은 세메스가 처음으로 깼다. 세메스 주력 품목은 반도체 세정 장비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주요 고객사다. 원익IPS는 반도체 증착 장비와 디스플레이용 건식 식각 장비가 주력으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38.1% 증가한 4904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덕을 톡톡히 봤다. 케이씨텍 경우 화학기계적연마(CMP) 분야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디스플레이 세정 장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공간분할 플라즈마(SDP:Space Divided Plasma) 증착 시스템이 SK하이닉스 양산 라인 등에 적용되면서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AP시스템은 국내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OLED 투자가 늘면서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9.7%나 확대되는 기염을 토했다. AP시스템 주력 제품은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다. ELA는 비정질실리콘(a-Si)을 레이저로 결정화할 때 사용된다. OLED 기판인 다결정실리콘 기반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생산할 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이외 디엠에스, 탑엔지니어링 모두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대다수 장비업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내년 D램 분야 시설 투자액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3D 낸드플래시, OLED 디스플레이 분야 수주가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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