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안정 속 세대교체’ 택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고동진 무선사업부장에

삼성전자가 안정 기조에 바탕을 둔 세대교체를 택했다. 미래전략실장과 차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을 유임했다. 갤럭시 신화 주인공 고동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무선사업부를 맡겼다. 생활가전사업부도 조만간 새로운 사업부장을 임명할 예정이어서 젊은 리더를 통한 변화를 꾀했다.

삼성 사장단 인사 ‘안정 속 세대교체’ 택했다

삼성은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전보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오너가 승진이나 부회장 승진자는 없다. 지난해 사장 승진이 3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인사 폭이 다소 커졌다. 승진자는 60년대생이 7명 중 5명이나 됐다.

이건희 회장 차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이 됐다. 윤주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겼다.

그룹 전반적으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학·방산 부문 매각과 삼성물산 통합 등으로 사업 재편이 컸기 때문에 인사 변동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안정 속에 기술기반 젊은 리더를 발탁했다”며 “주요 계열사와 미래전략실 핵심 포스트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주력사업 최적화와 신산업 발굴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 체제를 유지한 채 사장 승진자만 2명 나왔다.

삼성전자는 권오현·윤부근·신종균 3대 부문장 체제를 유지하지만 각 부문장이 겸임하던 사업부장에서는 물러난다. 권오현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 윤부근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무선사업부장에서 각각 물러났다.

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고동진 부사장이 승진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 S6와 노트5 등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한 인물로 주춤한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일으키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조만간 발표될 부사장급 임원인사에서 임명된다. 김상학 생활가전 개발팀장, 박병대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장, 배경태 한국총괄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주요 사업부장을 새로 배치한 것은 분위기 쇄신과 제2 도약을 이끌기 위한 포석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4인 대표체제에서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3인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발굴 등 성과를 낸 부분에서 승진자가 배출됐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S6와 노트5 등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고 정칠희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반도체 신화 창조 주역 중 한 명이다. 불모지였던 바이오 분야에서 신규사업을 일군 고한승 사장, 국내외 면세점 사업 확대에 기여한 한인규 사장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인 성열우 부사장과 인사팀장인 정현호 부사장도 사장으로 동반 승진했다.

삼성은 이날 사장단에 이어 부사장 이하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주중 추가 단행한다.

권건호·박소라·서형석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