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레저에 관심이 많은 A씨는 모터보트를 직접 조종하는 것이 꿈이다. 기존에는 레저보트 임대비용과 복잡한 조작법 때문에 보트 운항 자격을 얻기 힘들었다. 5마력 이상 모터보트를 조종하는 사람은 수상레저 안전법에 따라 조종 면허를 취득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실기시험 같은 운항 환경을 재현한 시뮬레이션 화면과 컴퓨터를 활용한 모터보트 시뮬레이터를 통해 익혔다. 실기시험 코스와 훈련 종목을 미리 습득했다. 게임을 즐기는 듯 가상 훈련으로 손쉽게 모터보트 조정 면허를 딸 수 있었다. 가상 훈련이 일상화될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다.
가상현실(VR)과 시뮬레이션 융합이 문화 현상으로 퍼지고 있다. 군사훈련에 적용됐던 가상훈련기술이 스포츠·레저에도 접목되는 추세다. 민관 협력으로 가상 훈련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식서비스 산업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이트레이닝시스템 공통 플랫폼 코어 엔진 개발을 지원한다. 가상훈련 시장 활성화가 목표다. 군사·의료뿐 아니라 스포츠·생활게임·교육 등 가상 훈련 시장 대중화가 목표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전자부품연구원을 주축으로 3차원(3D) 엔진과 VR 플랫폼 개발, 특수 효과 기술 활용을 위해 민관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미 군사훈련 현장에서는 VR과 시뮬레이션을 접목한 가상훈련 적용이 한창이다. 작전지형과 사용무기 작동법, 팀 전술훈련 등 임무를 장병이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한형상 가상훈련시스템사업단 PD는 “가상훈련을 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임무 완수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앞으로 최신 VR 기술을 적용한 가상훈련 시스템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전술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훈련 산업은 국방 분야를 넘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스크린 골프처럼 가상훈련이 가능한 점에서 스포츠 대중화와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모컴테크가 준비 중인 스크린 댄스 연습장은 사용자가 개인 수준과 취향에 맞춰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댄스 연습을 할 수 있다. 전면에 대형 거울을 배치하고 후면에 영상 스크린을 구비해 댄스 영상을 내보낸다.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연습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일반 스크린 대비 20배 밝은 고선명 렌즈형 스크린을 채택한다.
직무 훈련에도 VR과 시뮬레이션이 적용될 전망이다. 세이프텍리서치 등은 모터보트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사전 안전 운항 교육 등에 활용한다. 모터보트 운항 면허가 없는 일반인도 간접적 운항 경험으로 수상 레저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모터보트 운항 상황을 현실감있게 재현하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계획이다. 모터보트 운동 특성 모델링, 모션 플랫폼 제어, 이미지 제네레이션 기술로 현실감 있는 운항 환경을 구성한다.
산업부는 기업과 함께 품질이 검증된 상용화 엔진 기술를 확보하고 다양한 가상훈련 시나리오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산업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공통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2017년까지 4건 시제품을 개발하고 16건 이상 특허를 확보하는게 목표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위험 고비용 산업 훈련을 대체하기 위해 산업 현장과 흡사한 가상 훈련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기술(ICT)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 창조경제 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