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금융개혁 1년, `창조 놀이터` 만들어졌다...관련 기업만 360곳 돌파

#지난해 말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는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송금하는 간편 서비스를 개발했다. 하지만 금융사는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서비스 제휴에 소극적이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기업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신속한 유권해석을 내렸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사용 의무를 적용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 결과 13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었다. 현재 33만명 회원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누적 송금액만 400억원이다. 기업은행과 KTB네트워크, 알토스벤처스 등에서 약 5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3년 인터페이는 휴대전화나 신용카드에 OTP를 내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별도 OTP기기 없이 휴대폰 접촉만으로 본인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매체분리 원칙에 위배됐다. 정부는 다양한 IT 적용을 막는 ‘매체분리 원칙’을 폐지했다. 이 회사는 금융위가 설치한 핀테크지원센터 데모데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우리은행, 신한카드에 스마트 OTP를 공급했다.

작년 3월 ‘천송이 코트’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강력한 핀테크 진흥에 나서면서 융합형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핀테크를 통한 금융개혁이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규제 완화와 단계별 추진전략으로 스타 핀테크기업이 출현했고 인터넷전문은행, 보험다모아 등 새로운 서비스도 출현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8일 종로구 그랑서울타워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1년, 금융개혁 현장점검 회의’에 참석해 핀테크 관련 규제를 풀어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23년만에 이뤄진 인터넷전문은행 허가, 11년만의 거래소 개편, 크라우드펀딩 도입, 보험다모아(온라인 보험 슈퍼마켓) 출범 등을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임 위원장은 핀테크 시대에 맞는 다양한 추가 규제 개선도 약속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1년, 금융개혁 현장점검 회의’에서 비접촉 지문인식을 시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1년, 금융개혁 현장점검 회의’에서 비접촉 지문인식을 시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먼저 은행이 금융거래정보를 핀테크 업체에 제공할 때 온라인에서 고객 정보제공 동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서면동의를 받도록 규정한 금융실명법에 전자적 서명방식을 포함키로 했다.

또 거래정보를 제공할 때마다 건별로 동의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한 번만 동의하면 포괄적으로 정보를 핀테크 업체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 본인 계좌정보와 연동된 가계부 앱 등 금융거래정보와 연계된 다양한 핀테크 관련 상품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통한 보험 가입도 한결 간편해질 전망이다.

최근 은행 계좌 개설 시 다양한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이 도입된 것과 같이 보험에서도 다양한 인증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인터넷 보험 가입절차를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관련법령에 규정된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이체 설정에 대한 고객 동의 방식도 서면이나 공인전자서명 외에 다양한 방식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조사대상 국민 66.3%가 핀테크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용자 74.2%가 서비스에 만족했다”며 “약 360개 핀테크기업이 설립되고 2만5600명을 고용한 것도 모두 지난 1년 금융개혁 성과”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