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2(HBM2:High Bandwidth Memory2) D램 시장서 맞붙는다. HBM은 실리콘관통전극(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활용, 대역폭을 대폭 높인 고속 D램 표준이다. HBM D램은 향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수퍼컴퓨터, 서버, 네트워크 기기에 탑재될 전망이다. 데이터 처리시 병목 현상을 크게 줄여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2 규격 D램 개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양사 HBM2 D램은 이르면 새해 상반기 내 양산될 전망이다. HBM은 D램 실리콘 다이(Die)를 실리콘관통전극(TSV:Through Silicon Via) 기술로 적층, 대역폭을 넓힌 형태다. 초기 HBM은 1.2볼트(V) 동작 전압, 1024개 정보입출구(I/O)에서 데이터를 1Gbps 속도로 주고받았다. 초당 128GB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기존 고속 GDDR5(초당 28GB 처리)보다 4배 이상 빠르다. HBM2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2G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초당 256GB를 처리한다.
HBM D램 표준화 작업은 SK하이닉스와 AMD가 주도했다. SK하이닉스가 양산한 HBM은 AMD GPU R9 퓨리에 첫 탑재됐다. HBM2는 SK하이닉스, AMD외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다양한 업체가 표준 규격화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은 사실상 SK하이닉스와 AMD가 표준을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HBM2는 다양한 업체가 표준화에 참여한 만큼 메모리 양산 업체와 이를 채택하는 제품군이 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HBM은 기능성 패키지 기판인 인터포저(Interposer) 위로 시스템온칩(SoC:System on Chip)을 수평으로 탑재한 SiP(System in Package) 형태로 주로 공급된다. SoC, 패키징 업체와 협업이 중요하다. 수직 적층된 4~8개 D램 다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전량 폐기해야 하므로 수율을 최상으로 관리하는 것이 과제다. 수율 문제로 초기 공급 가격이 높을 것이라는 의미다.
엔비디아와 AMD는 차세대 GPU에 HBM2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 알테라도 향후 출시될 FPGA 신제품에 SK하이닉스 HBM2를 탑재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HBM D램 최초 상용화를 성공 사례로 제시해 고객사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HBM2를 시작으로 초고속 D램 시장에 뛰어드는 삼성전자 측도 “적기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1월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2016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에서 HBM2 규격 D램 개발 성과를 발표한다. ISSCC는 시제품 생산까지 마친 상태여야 논문으로 채택된다. 제품 개발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64Gb 용량 HBM2 제품을, 삼성전자는 초당 307GB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제품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제품은 HBM2 표준 규격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