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해 저유가 대책은 있나

[기자수첩]새해 저유가 대책은 있나

원유가격 40달러대가 붕괴되면서 에너지 기업이 줄도산하고 있다.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 에너지 관련 기업은 58개다. 전년 20개에서 3배가량 증가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5개 이후 가장 많다.

우리나라 에너지 관련기업도 상황은 녹녹지 않다.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과 석유플랜트 기업 타격이 크다. 일부 기업은 조 단위 손실을 보고 대규모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주식과 채권시장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오일머니 이탈로 변동성이 커졌다.

올해 정부는 저유가에 대한 상황판단이 오락가락했다. 연초에는 저유가가 가져온 대내외적 경제여건으로 경제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소비심리는 살아나지 않았고 유가도 대책 없이 계속 추락했다. 섣부른 판단으로 대책 수립 타이밍을 놓쳤다.

새해가 더 문제다. 저유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언제까지 증산을 계속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란은 1월 경제제재 해제 시 원유 수출량을 현재 두 배인 하루 200만 배럴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제유가 하락세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유가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지갑을 닫고 있다. 소비는 감소하고 기업 투자도 줄어드는 경제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새해에는 구체적인 저유가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석유와 조선 등 빠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통과를 기대하며 국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현재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원샷에 해결하려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