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통신장비업계 미국에서 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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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네트워크 장비업계가 올해 미국에서 굵직한 사업 수주를 앞뒀다. 미국 이동통신사와 미디어업체 장비 공급이 ‘초읽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혹한기를 맞았던 장비업계는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다산네트웍스 직원이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 직원이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와 유비쿼스가 미국에서 발주한 대규모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뛰어든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 다산네트웍스는 미국 스프린트를, 유비쿼스는 컴캐스트 등 케이블 업체를 노린다.

다산네트웍스는 “사업 수주를 위해 소프트뱅크 등과 협력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비쿼스도 “지난해부터 시장 공략을 위한 사업 협상에 나섰다”며 “올 하반기께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산네트웍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소프트뱅크에 장비를 납품하며 협력 체계를 견고히 했다. 2012년 소프트뱅크가 220억달러에 스프린트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스프린트는 AT&T, 버라이즌, T모바일과 함께 미국 4대 이동통신사로 16% 수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스프린트에 장비를 공급하는 사업은 3년간 2000억원 이상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비쿼스는 장비업체 컴스코프를 통해 미국에 장비를 공급한다. 컴캐스트 등 미국 케이블 네트워크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해 시장 공략 전진기지 격인 미국법인도 설립했다. 미국 케이블 사업자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한다. 지난 2014년 부산에서 열린 ITU 전권회의 일대 유선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한 경험도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데 한몫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진출을 국내 네트워크 시장 돌파구로 해석했다. 다산네트웍스 등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이동통신사 설비 투자 감소로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의미다. 지난해 폴란드·베트남에 600억원 규모 네트워크 장비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 대표는 “국내 시장이 악화되면서 매출 확대를 위해 시장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기존 40% 수준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는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등 업계에 따르면, 유비쿼스도 해외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추세다. 2014년 47억원, 2015년 70억원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올해 200억원 이상 해외 매출을 예상한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이 국산장비 도입에 까다롭고 시장 변화가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지키려는 현지 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제도·문화적 차이가 시장 진입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미국 케이블 사업자가 광통신 등 네트워크 설비 교체·전환 시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며 “사업자 간 경쟁도 심하지 않아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매하고 신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표]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 대비 국내 시장 비중

자료 : 가트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국산 통신장비업계 미국에서 활로 찾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