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D램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PC와 스마트폰 등 D램이 탑재되는 완성품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실적도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자 주력 D램 고정거래가격은 1.72달러로 1월 3.38달러 대비 49%나 감소했다.
작년 내내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실적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17.5% 감소한 수치로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D램 가격 하락으로 메모리 사업부 이익 수준이 전망치를 밑돈 게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오는 26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도 1조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다. 미국 마이크론은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9~11월) 2억49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37.5% 감소한 수치다.
D램 가격은 11~12월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일관된 견해다.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배경에는 PC 출하량 감소, 스마트폰 성장률 둔화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작년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8% 감소한 2억887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도 1%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시장도 성장률이 꺾였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작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10% 중반 성장한 14억7000만대 수준으로 추정했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은 30~40%씩 성장했으나 최근 성장률이 둔화됐다. 올해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D램 시장이 좋아질 만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1분기에도 메모리 업계 실적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1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를 7000억원대까지 낮췄다. 기술이 뒤처지는 마이크론은 최악의 경우 적자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업계는 원가절감을 위해 미세공정 전환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초의 18나노 D램 개발을 마치고 조만간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신규 공장에서 21나노 공정 D램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대비 실질 공정 노드가 1~2세대 뒤처져 있는 만큼 공정 전환을 한다 하더라도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국내 D램 업계 영업 이익률은 30%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되나 올해는 극심한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주력D램고정거래가격추이.xlsx주력 D램(DDR3 4Gb 512Mx8 1333/1600MHz) 고정거래가격 추이(자료 D램익스체인지, 단위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