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매년 더 나은 생활지표(Better Life Index)를 발표한다. 삶의 질을 가늠하기 위한 척도로써 이 지표 11개 요소 중 하나는 ‘생활안전’이다. 안전한 생활이 행복의 기본요건이라는 의미다.
정부도 국가 안전관리 시스템 선진화를 국정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스마트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21세기 산업 패러다임을 스마트(Smart), 안전(Secure), 그린(Green)으로 정의하는 경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스마트’ 기술을 ‘안전’ 분야에 창조적으로 융합해 국민행복 기본 요건인 안전체감도를 높여 가겠다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도 국가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데 스마트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피해 예측 시뮬레이션 기술 개발, 무선·위성통신 기반 안전관리 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국민생활 밀착형 에너지인 가스 분야를 중심으로 스마트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에너지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다음 세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가스분야에 스마트기술을 융합해 에너지 안전관리를 중점 추진하고자 한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LPG 용기 이력관리 시스템’이 대표사례다. 도시 서민층과 농어촌 생활연료인 LPG는 사고 빈도가 국내 가스사고 약 69%에 이른다. 시중에 유통되는 LPG 용기 813만개 중 절반가량이 20년 이상된 노후 용기다. 이런 물적 취약성과 함께 LPG 용기 부실 검사, 불량용기 충전 등에 따른 폭발사고와 인명 피해도 잇따른다. 이렇게 취약한 LPG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LPG 용기에 전파식별(RFID) 태그를 부착해 제조, 유통, 검사 등 모든 정보를 원격으로 관리하고, 그 정보를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제주도에 시범 적용하고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사례는 ‘LPG 용기 검사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이는 LPG 용기 검사 부실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써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LPG 용기 재검사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기록·관리하고, 검사 항목 누락 여부를 감독기관이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올 연말까지 시스템을 만들어 내년 초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도시가스 배관 건전성 관리제도’가 있다. 사업자가 고압 도시가스 배관 내부에 스마트장비(Smart pig)를 투입해 배관 내부 균열, 부식 등 위험도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는 선진 관리기법이다. 이를 통해 배관 표면검사 위주인 현행 안전검사 한계를 극복해 배관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도심지 대형 가스폭발 사고를 예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도 독성가스, 도시가스, LP가스 시설 현장에 부합하는 ‘사고예방형 스마트 안전 플랫폼’을 구축하고 민간기업에도 그 기술을 이전하고자 한다.
첨단 기술을 효율적으로 융합한 스마트한 에너지 안전관리는 국민의 안전 체감도를 높여 국민행복의 길을 여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안전 산업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양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yhchung@moti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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