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기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명가이자 엔지니어인 랠프 베어는 TV를 이용한 게임기를 구상한다. TV가 게임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1968년 컨트롤러와 본체로 구성된 `브라운박스(The Brown Box)`를 내놓는다. 여러 TV 회사에 브라운박스 상품화를 타진했지만 외면 받았다. 결국 마그나복스라는 회사가 가능성을 알아보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 마그나복스는 1972년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브라운박스를 가정용 게임기로 상용화한다. 게임 역사에서 첫 번째 가정용 게임기로 회자되는 제품이다.
1972년은 놀런 부슈널이 게임 제작사 아타리를 설립하고 상업화에 처음 성공한 게임으로 기록된 `퐁(PONG)`을 출시한 해이기도 하다. `퐁`은 탁구를 모방한 2인 전용 게임이다. 그때만 해도 최첨단인 화면 상단에 점수계산 표시 시스템을 적용, 선풍을 일으켰다.
아타리는 1977년 `아타리VCS`를 출시하며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새로 쓴다. 아타리VCS 이전 게임기는 게임이 내장된 일종의 장난감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타리VCS는 게임소프트웨어가 수록된 롬 카트리지를 교환하는 것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게임 개발 프로그램을 공개, 다양한 업체가 게임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활로를 열었다. 그리고 게임 판매 수익 일부를 가져가는 게임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그러나 가정용 게임기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과잉투자가 이뤄지면서 급작스럽게 파국을 맞게 된다. 결국 가정용 게임기 시장 주도권은 일본에 넘어갔다. 게임기의 양대 산맥이라 불릴 닌텐도와 세가가 이 시기 게임시장에 뛰어들어 혁신을 감행, 게임 시장은 기사회생했다.
1983년 7월 15일 닌텐도는 카트리지 교환식 8비트 비디오 게임기를 출시한다. 게임기의 정식 명칭은 `패밀리 컴퓨터(Family Computer)`였다. 이후 패미컴으로 불리게 된다. 초기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게임 타이틀 `슈퍼마리오 브러더스`의 성공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 부활에 큰 공헌을 했다.
세가는 1986년 6월 세가마스터시스템이라는 게임기를 미국에 출시, 인기를 얻었다. 2년 후인 1988년 10월 29일에는 메가드라이브(북미명 세가 제네시스)라는 새 게임기를 발매한다. 액션 게임과 슈팅 게임 발매와 대대적 홍보에 힘입어 북미시장 절반을 점유하는 저력을 보였다.
1994년 12월 3일 일본 소니는 독자 규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한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닌텐도가 고수하던 롬 카트리지 교환 방식과 차별화한 CD롬, 고성능 32비트 프로세서 성능과 3D그래픽 구현 능력을 무기 삼아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소니는 2006년까지 플레이스테이션을 1억249만대 판매했다.
1996년 6월 23일에는 닌텐도에서 64비트 게임기인 닌텐도64를 내놓는다. 닌텐도64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롬 카트리지 방식을 고수한 탓에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성능을 보여 주는 것이 불가능했다. 또 상당수의 서드파티가 소니 측에 붙어 버리는 악재가 겹쳐 플레이스테이션 아성을 넘지 못했다.
2001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를 선보인다. MS는 이후 엑스박스360과 엑스박스원을 내놓으며 기존의 강자인 닌텐도, 소니를 위협했다. 닌텐도는 위(Wii)와 위유(Wii U),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2, 3, 4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내놓으며 3강 체제를 구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