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3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성패에 실적 미래가 달려 있다. 다행히 출시 초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앞으로의 전망에 기대를 걸게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등 부품사업은 가격의 지속 하락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미세공정 등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갤럭시S7 효과로 선방
당초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암울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월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상반기 수요 약세를 꼽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 수요까지 동반 하락하는 것이 예상됐다. 그리고 1분기 경제 상황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1분기가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최악 실적이 전망됐다.
암울한 실적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가 구세주로 등장했다. 조기 출시는 예상됐지만 3월 말에나 출시돼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전작보다 1개월이나 조기 출시되며 저조한 1분기 실적을 방어했다.
지난 3월 11일 출시한 갤럭시S7에 대한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좋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예약 주문이 전작 갤럭시S6의 2.5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7 효과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도 뒤바뀌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어둡다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5조원대 초반에 그쳤다.
이후 갤럭시S7의 판매 상황이 알려지면서 증권사 전망이 큰 폭으로 변동했다. 지난주 일부 증권사에서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다른 증권사들도 줄줄이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5조5513억원까지 상승했다. 증권사의 실적 전망은 현재도 계속 상승하고 있어 오는 7일 잠정실적 발표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M(IT·모바일)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이 3조4000억원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반도체 부문도 2조5000억원대의 이익 시현으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6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IM부문 영업이익을 3조60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3조5700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2분기 반등 열쇠도 갤럭시S7
2분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요인은 갤럭시S7과 2016년형으로 새로 선보인 가전제품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개선될지도 관심사다.
갤럭시S7이 조기 출시되면서 2분기에 반영될 매출과 영업이익 일부분이 1분기에 선반영됐다. 2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유지 또는 상회하려면 갤럭시S7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야 한다. 다행히 현재까지 판매 동향을 보면 밝은 전망이 나온다.
TV와 냉장고 등 신제품도 1분기 말 출시, 2분기 판매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TV 분야에서는 올해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를 선보였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주목받은 신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시장을 공략,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업황도 1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공정기술 개발 등으로 이익률을 개선해 가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고성능 메모리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삼성전자 실적 전망(단위:억원)
자료:에프엔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