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거나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D램 채택 용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수요가 되살아났다. 공급량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하듯 D램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보합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통상 현물 가격이 오르면 추후 고정거래가도 비슷한 추이를 띠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력 D램(DDR3 2Gb) 현물 가격은 0.888달러 보합세에서 상승세로 전환, 15일 현재 0.93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D램 현물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미약하나마 D램 수요가 되살아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D램 탑재량 증가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3~4GB가 아닌, 6GB D램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가 늘었다. 쌓인 재고를 털어내지 못한 D램 업체도 일부 공급을 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메모리 업계는 D램보단 3D 낸드플래시에 시설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므로 중장기적인 공급량 증가 우려는 없다고 분석했다. 수요 측면에선 애플의 신형 아이폰7 판매량 확대, 지속 여부가 D램 시황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D램 가격은 PC 출하 역성장, 스마트폰 시장 정체 등으로 오랜 기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4Gb D램 가격은 2014년 10월 3.78달러로 고점을 형성한 이후 1년 8개월간 계속 떨어졌다. 지난 5월 말 이 제품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4.58% 떨어진 1.25달러였다.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70%나 값이 떨어진 것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가격 하락을 이겨내지 못하고 최근 분기 적자를 냈다. 1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4분기와 비교해 40% 이상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1분기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4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선 주력 D램 고정거래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D램 업체가 적자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D램 현물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하반기에는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