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2016년 상반기에만 총 712편(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6월24일 기준, 이하 동일)의 영화가 개봉했다. ‘검사외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해 성공을 거둔 작품들도 있지만, 의외의 성적을 보여준 영화들도 다수 존재한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관객들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던 ‘해어화’, ‘조선마술사’, ‘엽기적인 그녀2’ 등이 있으며, 뜻밖의 흥행을 거둔 ‘귀향’, ‘주토피아’, ‘날 보러 와요’ 등이 그 주인공이다.
◇ 의외의 망작 : ‘조선마술사’, ‘해어화’, ‘엽기적인 그녀2’
‘조선마술사’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배우 유승호의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고아라, 곽도원, 조윤희, 이경영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했다.
화려한 영상미에 비해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들은 밋밋함을 안겨주며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개봉 전 기대와는 달리 62만8568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해어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최고의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뤘다.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기생이자 예인을 일컫는 말이다.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 등의 화려한 캐스팅을 비롯해 영화 속 여성 캐릭터를 각각 ‘작약’, ‘도라지꽃’, ‘진달래꽃’ 등으로 이미지화 해 의상 부분 등 시대를 재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조선의 마음’을 그렸던 작품이었지만, 현재의 관객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48만5663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끝으로 ‘엽기적인 그녀2’는 원조엽기적인 그녀(전지현 분)를 떠나 보낸 견우(차태현 분)가 그의 인생을 뒤바꿀 새로운 엽기적인 그녀(빅토리아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신혼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2001년 ‘엽기적인 그녀’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다시 한 번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으나,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재미와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다.
전작의 주인공인 차태현이 출연했으나, ‘전지현이 비구니가 돼 다시 차태현이 솔로남이 됐다’라는 황당한 설정을 비롯해,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이라는 설정에 빅토리아를 캐스팅 한 것도 오히려 독이 됐다. 중국에서의 초라한 성적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7만7118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전작에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참패를 맛봤다.
◇ 의외의 흥행작 : ‘귀향’, ‘주토피아’, ‘날 보러 와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아픈 이야기를 담은 ‘귀향’은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가진 그때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필람해야하는 영화로 알려지며 358만6337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개봉 당시 500여개의 스크린밖에 확보하지 못했던 ‘귀향’은 대중의 요청이 이어지며 이후 900여개에 달하는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가졌다.
애니메이션계에서도 ‘겨울왕국’, ‘쿵푸팬더2’, ‘인사이드 아웃’ 등을 잇는 인기작이 탄생했다. 모두가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철학이 담긴 ‘주토피아’는 장기간 동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국내에서 470만292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주토피아’는 추격극 장르를 차용, 14마리의 동물 연쇄 실종 사건을 소재로 현대 사회의 거울 같은 모습을 영화에 담아내 어린아이들은 물론이며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끝으로 ‘날 보러 와요’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납치 감금된 여자(강예원 분)와 시사프로 소재를 위해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PD(이상윤 분)가 밝혀낸 믿을 수 없는 진실에 대한 충격실화 스릴러다.
이 작품은 극장가 비수기인 4월 개봉을 비롯해 10억 원이라는 저예산, 강예원-이상윤을 주인공으로 하는 등 흥행 전망이 밝지 않았다. 하지만 강예원이 휴대전화로 셀프 동영상을 찍다 납치되는 독특한 예고편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며 화제가 됐다.
또한 보호 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의 의견이 있으면 누구나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킬 수 있다는 정신보건법 제24조의 허점을 다루며 개봉 초반 인지도 집중에 성공했다.
106만3265명이라는 적은 관객 수지만, 4월 극장가 특성상 박스오피스 1위 작품이 하루에 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날 보러 와요’가 거둔 성과는 남다르다.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외의 작품들 중 어떤 작품이 관객들에게 의외의 만족과 실망감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