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코리아 이끄는 게임문화] 〈3〉여러 분야 IP와 융합하는 게임

`포켓몬 고`로 세계가 들썩인다. 서비스 지역에서 제외된 국내에서도 포켓몬 잡기 광풍이 몰아쳤다. 지난주엔 속초 지역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속초행 고속버스 표가 매진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을 활용해 실내에 있던 게이머를 밖으로 끌어낸 게임이다. 전에도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게임이 없었던 게 아니다. 포켓몬 고가 출시 일주일 만에 천문학적 매출을 올린 배경 가운데는 지식재산권(IP)이 있다. 국내에서는 서비스 전이라 아이폰으로 앱스토어 미국 계정을 새로 만들고 앱을 받아 깔아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유년 시절에 포켓몬스터 향수를 가진 10~30대 층은 물론이고 부모세대인 40~50대까지 열광하게 했다.

게임은 자체만으로 스토리·영상·음악·기술을 융합한 창의 문화콘텐츠이자 상호작용과 참여를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시대 새로운 문화예술 양식이다. 익숙한 캐릭터(IP)에 첨단 기술(AR)을 입히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홍계운 푸토엔터테인먼트 대표, GB보스톤 정무열 상무, 윤태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왼쪽부터)이 콘텐츠 가치평가 1호 게임 `엑소런` 투자조인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홍계운 푸토엔터테인먼트 대표, GB보스톤 정무열 상무, 윤태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왼쪽부터)이 콘텐츠 가치평가 1호 게임 `엑소런` 투자조인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근엔 푸토엔터테인먼트(대표 홍계운·홍철운)가 모바일 게임 엑소런(EXORUN)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콘텐츠 가치평가 1호 기업에 오른 데 이어 5억원 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엑소런은 SM엔터테인먼트 유명그룹 엑소(EXO) 캐릭터를 이용한 달리는(런) 게임이다. 엑소의 세계관에 맞춰 다양한 시나리오와 270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시나리오 모드와 친구와 랭킹 경쟁할 수 있는 무한모드가 있다. 엑소런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요소는 캐릭터 가운데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다양한 코스튬을 구매해 갈아입혀볼 수 있는 코스튬 시스템이다. 푸토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원빌드로 13개 언어를 지원할 수 있게 개발, 지난 7일 구글에 프리오픈한 데 이어 14일 글로벌 팬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다운로드 건수가 50만을 훌쩍 넘었다. 동남아시아권에서는 대부분 다운로드 순위 5위 안에 들었고 일본에서도 9위를 기록 중이다.

[크리에이티브코리아 이끄는 게임문화] 〈3〉여러 분야 IP와 융합하는 게임

홍철운 푸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엑소런 출시 이후에도 수많은 한류 스타를 이용한 IP를 꾸준히 개발해 한류스타를 사랑하는 수억명 팬을 위해 다양한 한류 IP 게임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푸토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캐릭터 뽀로로를 탄생시킨 아이코닉스와 손잡고 가상현실(VR)을 접목한 뽀로로 알파인스키와 뽀로로 스키점프를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라바·타요·코코몽·니나노 등 국내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 IP도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홍 대표는 “한류팬이 사랑하는 콘텐츠를 글로벌로 서비스해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로 성장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자신했다.

김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진흥단장은 “과거에 성공한 IP를 활용해 게임에 적용하거나 서로 다른 장르의 IP를 융합해 새로 구성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게임산업이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큰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티브코리아 이끄는 게임문화] 〈3〉여러 분야 IP와 융합하는 게임

디즈니 IP를 활용해 `디즈니 틀린그림찾기`로 주목을 끈 루노소프트(대표 김복남)는 최근 글로벌 버전 디즈니 캐치 캐치를 출시하며 공략 대상을 동남아시장으로 확대했다. 루노소프트는 라이온킹·미녀와 야수 등 고전 애니메이션은 물론 겨울왕국·라푼젤 등 디즈니 최근작의 다양한 캐릭터와 명장면을 게임에 담아낸 게 주효했다. 루노는 베트남 시장에 정식 버전을 출시했고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은 소프트 런칭 버전으로 선보였다.

K-POP 연예인 IP를 활용한 성장형 리듬액션 게임 `리듬하이`도 주목을 끌었다. 할러윈(대표 염철규)은 연예인 IP에 팬클럽 커뮤니티와 협업플레이 등 SNS 요소를 도입해 국내에 이어 아이돌 수요가 있는 중국·일본·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쇼베크리에이티브(대표 정민채)는 영화 검은사제들 IP에 게임요소를 결합한 융·복합 게임 콘텐츠 `검은사제들`을 선보였다. 짧은 에피소드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모드와 이용자끼리 경쟁하는 랭킹모드로 인기몰이 중이다. 쇼베는 기업광고·PPL·MD 상품 판매를 통한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게임을 영화나 뮤지컬화한 사례도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무협 콘셉트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블리자드도 `워크래프트`를 영화화해 관심을 끌었다.

최병구 문체부 콘텐츠정책관은 “앞으로도 게임 IP(스토리·캐릭터·음악 등)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확산과 더불어 애니매이션·웹툰 같은 다양한 분야 IP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는 등 게임콘텐츠 매력을 높이고 다양한 분야 간 융합과 연계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