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2000만달러와 16억4000만달러. 문화체육관광부와 KOTRA·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공동으로 벌인 `2015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확인된 문화콘텐츠 수출액과 게임 수출액이다. 문화콘텐츠 수출액은 전년도 보다 13.4% 늘어났다. 문화콘텐츠 수출액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8%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꿔 말하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문화콘텐츠가 효자 역할을 했고, 게임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게임을 보는 사회적 시각은 곱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얼마 전 게임을 알코올이나 도박 같은 질병으로 보고 올해 안에 질병코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수출 역군이 한 순간에 중독성 사회악으로 전락한 것이다. 다행히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계획`을 발표하고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 전환에 팔을 걷고 나섰다.
`질병을 판다(?)`는 오명을 쓴 게임기업도 오래 전부터 청소년의 올바른 게임 이용을 돕는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건전 게임문화 확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게임기업은 단순히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해 매출을 올린다는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2008년엔 엔씨소프트·넷마블·NHN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조성해 게임문화재단을 출범했다. 국민의 건강한 게임문화를 확립하고 게임이용문화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게임문화재단 핵심사업은 게임과몰입 예방과 게임문화 진흥 사업이다. 전국 4개 권역에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마련해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게임문화아카데미 사업으로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확립하고 인식을 제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넷마블은 가장 활발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2011년부터 세대·성별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개방성에 집중해 학부모와 청소년이 게임으로 서로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ESC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지금은 `넷마블게임아카데미`로 리뉴얼해 게임을 즐기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진로의 한 갈래로 게임을 생각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했다. 지난 4월 1기를 출범했다. 특히 진로탐색 프로그램은 게임 진로를 희망하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7개월동안 게임 구성 요소와 원리를 폭넓게 교육하는 과정이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활동을 체계화했다. 지난달엔 국내 최초로 `게임사전`을 펴내 관심을 끌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을 극복하고 건강한 게임문화를 발전시킬 방법을 찾던 중 착안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사전은 게임의 대중성과 예술성, 상업적·학문적 가치를 제대로 알려 게임이 성숙한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미지로만 머릿속을 맴돌던 창작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스토리헬퍼`를 서비스해 호응을 얻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잘 알려진 라이엇게임즈는 LOL 플레이어가 직접 참여하는 한국문화유산 체험 교육 프로그램 `소환사 문화재지킴이 활동`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함과 소중함을 바로 알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대표는 “어찌보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 문화유적지를 직접 경험하고 배울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는데 LOL 플레이어·청소년과 소환사 문화재지킴이 프로그램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우리 문화 유산 가치를 함께 고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는 청소년에게 게임·문화콘텐츠산업을 중심으로 폭넓은 직업체험과 탐색기회를 제공하고 개인 흥미와 적성에 맞는 꿈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2014년 가을부터 경기도 성남 소재 한국잡월드에 `스마일게이트 게임개발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아동·청소년이 게임개발PD가 돼 게임산업을 직접 체험하는 `게임개발PD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게임관련 직업을 이해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 전시공간`과 가상현실(VR)을 체험하는 `VR체험존`도 인기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