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산업계, 이미 스마트카 시장 준비 한창…“자동차-전자-IT 경계 허문다”

[이슈분석]산업계, 이미 스마트카 시장 준비 한창…“자동차-전자-IT 경계 허문다”

자동차 및 전자, IT 업계에서는 스마트카 시장의 본격적인 시작을 2020년으로 내다본다. 자율주행기술이 성숙되고, 4G·5G 통신망을 이용하는 커넥티드 기술 상용화 시점이 2020년 전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을 두고 산업계 지각 변동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전자 업체는 스마트카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고, 자동차 회사는 스마트카 시대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전자기술·IT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 규모 (제공=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 규모 (제공=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 규모는 2010년 1586억달러(약 177조원)에서 2019년 3011억달러(약 336조원)로 갑절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스마트카 시장은 2010년 88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19년 138억달러(약 15조원)로 연 평균 4.2%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세부 산업으로는 차체, 배터리, 안전, 인포테인먼트, 보안장치, 통신, 첨단자동주행보조장치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독자노선` 기조를 버리고 분야별 국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특히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와 협업한다. 커넥티드카 기초 인프라라 할 수 있는 `차량 내부 데이터 송수신 제어를 위한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커넥티드카 차량 네트워크 개념도 (제공=현대·기아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 커넥티드카 차량 네트워크 개념도 (제공=현대·기아자동차)

현대차그룹이 시스코와 개발하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기존 차량 네트워크 대비 놀랄 만한 속도와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와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커넥티드카의 기초 인프라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 확보와 함께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보안으로 구성되는 커넥티드카 통합 인프라 개발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회사 최초로 해커톤 행사도 진행한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프로그램 개발자, 설계자 등이 팀을 이뤄 한 장소에서 마라톤처럼 쉼 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이벤트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해커톤 행사가 개최돼 왔으며 구글·애플 등 많은 기업이 해커톤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

CES 2016 폭스바겐 부스에 설치된 LG전자 냉장고
CES 2016 폭스바겐 부스에 설치된 LG전자 냉장고

국내 전자 업계에서는 2013년 VC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가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차세대 전기차 `볼트(Bolt)`에 전기모터, 배터리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했다. 올해 초 `CES 2016`에서는 폭스바겐과 협력해 차세대 콘셉트 전기차 `버드-e(BUDD-e)`에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했다.

LG전자와 폭스바겐그룹은 차세대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도 공동으로 개발한다. 두 회사가 개발하는 크로스오버 플랫폼은 연결성(커넥티비티)과 사용자 편의성을 구현하기 위한 자동차 연계 서비스 플랫폼이다. 주요 기술로는 △거리에서 집 안의 전등, 보안, 가전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스마트홈 기술 △스마트가전 기기에서 생성된 알림을 분석하고 조치사항을 추천해 차량 내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기술 △커넥티드카를 위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기술 등이다.

삼성전자 부품이 대거 적용된 BMW 뉴 7시리즈 (제공=BMW코리아)
삼성전자 부품이 대거 적용된 BMW 뉴 7시리즈 (제공=BMW코리아)

삼성전자는 스마트카 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 신설을 시작으로 발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BMW 신형 7시리즈 뒷좌석용 태블릿PC, 르노삼성 T2C 태블릿PC 등이 삼성전자 전장 사업 진출 대표작이다. 지난 1월 CES에서도 BMW와 협업해 차량 시동이 걸려 있는지, 문이 열려 있는지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한 IoT 서비스 `스마트 싱스(Smart Things)`를 선보였다.

중국 BYD 순수전기차 e6 400 (제공=BYD)
중국 BYD 순수전기차 e6 400 (제공=BYD)

최근에는 전기차, 스마트폰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국 BYD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30억위안(약 508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통해 9대 주주가 됐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 6만1772대를 판매하며 세계 시장 1위에 올랐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자동차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융합이 가속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도 노리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6월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단체 `오토사(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에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에 따라 공식 플랫폼을 내놓기 전에 구체적 스펙을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배터리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에서 글로벌 표준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기반을 확보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업무 협약식. KAMA김준규부장, KAMA최영학상무, KAMA김태년상무, KAMA김용근회장, KEA남인석부회장, KEA최상미본부장, KEA최성식본부장,하몽열실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업무 협약식. KAMA김준규부장, KAMA최영학상무, KAMA김태년상무, KAMA김용근회장, KEA남인석부회장, KEA최상미본부장, KEA최성식본부장,하몽열실장

협회 차원 융합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지난 7월 자동차와 전자·IT산업의 전략적 협력과 융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협회는 서울모터쇼와 한국전자전에서 자동차·IT융합 신산업분야 협력을 위한 공동 포럼을 개최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협의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정책뿐만 아니라 인프라·기술 분야와 카셰어링과 신규 서비스 같은 비즈니스 관련 정보교류도 진행해 자동차와 전자·IT업계 참여를 이끌어 낼 전략이다.

[이슈분석]산업계, 이미 스마트카 시장 준비 한창…“자동차-전자-IT 경계 허문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