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금융권을 강타했다. 스마트기기라는 평가를 넘어 금융 채널을 바꾸는 혁신형 `파이프라인 매체`로 떠올랐다. 강력한 성능과 생체인증 기술이 금융서비스와 융합돼 새로운 핀테크 생태계를 촉발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은행과 카드사는 갤럭시노트7 시판에 맞춰 비대면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페이 콜라보에 이은 갤럭시노트7 융합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7일 금융권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시중 대형은행이 삼성 갤럭시노트7과 연동, 홍채인증을 적용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채널 개발에 나섰다. 카드업계도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에 홍채인식 기술을 연계해 공인인증서 등을 대체하는 방안을 준비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도 속속 홍채인증 기반의 비대면 금융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이 지문, 지정맥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금융 거래에 접목하는 시도를 했지만 공인인증서만을 대체하거나 이용 한도를 축소, 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스마트뱅킹에서 홍채인증만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한 `FIDO 기반 홍채인증 서비스`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시판되는 이달 중순에 상용화한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를 홍채인증으로 대체해 로그인, 자금이체, 상품신규 등 금융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개발한 `FIDO와 공인인증서의 바이오(생체)인식 연계기술`을 적용했다.
고정현 우리은행 본부장은 “보안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는 혁신형 인증 서비스”라면서 “앞으로 송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홍채인증을 결합, 더욱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홍채인증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뱅킹(1Q 뱅킹)서비스 공인인증서 업무를 홍채인증으로 완전 대체한 `셀카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
삼성패스 기능을 통해 로그인 및 각종 이체 거래 때 필요한 공인인증서 업무를 홍채인증으로 완전 대체하는 게 핵심이다. 통합 멤버십인 하나멤버스에도 확대 적용한다. 다음 달까지 이체는 물론 송금, 결제에 이르기까지 홍채인증을 통한 금융서비스 라인업을 추진한다.
KB국민은행은 조만간 FIDO 기반 홍채인증 시스템 개발 계약을 추진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스템 적용 제반 사항은 모두 갖췄다”면서 “개발에 착수해 홍채인증 기반 서비스를 모바일뱅킹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모바일뱅킹 플랫폼 써니뱅크는 물론 S뱅크와 인터넷뱅킹에 갤럭시노트7 기반의 홍채인증을 접목하기로 했다. 개발에는 이미 착수했다. 기기 시판에 맞춰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공인인증서를 결합한 방식과 생체 정보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방식을 놓고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을 거쳐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우선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12자리를 홍채인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편 NH농협은행은 상호금융과 전산시스템 분리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서 당장 별도 시스템 개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타 은행처럼 홍채인증 기반 서비스의 연내 적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카드업계도 갤럭시노트7 기반 생체인증 기법을 결제 서비스에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음 달 삼성페이 미니 출시 계획인 카드사는 간편결제에 홍채인증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인 방지 등 생체인증과 관련된 세부 가이드라인이 없어 금융 당국과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 지문인증처럼 결제 인증에 홍채인식 기법을 적용하는 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삼성페이 미니 출시에 이어 갤럭시노트7과 새로운 거래 연동 서비스도 조만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