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 VR, 아직 아무도 `절대반지`를 갖지 못했다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2014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라는 2년차 스타트업에 2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기점으로 그동안 우주 개발이나 군사훈련용으로만 인식되던 가상현실(VR)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중국도 최근 몇 년 동안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개발에 적극이다. 100종 이상의 VR HMD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 기관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다.

중국 VR 업체들은 대부분 기관이나 벤처캐피털(VC)로부터 자금을 투자 받는다. 금액 규모가 작지 않다. 스타트업에 최소 10억원, 많게는 100억원 정도 자금이 몰린다. VR 산업에 적극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10%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그 이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곳에 더 큰 자금을 투자한다.

VR 산업은 이제 대중화 기술이 시작됐다. 누가 아이디어를 최대한 빨리 상품화해 시장에 내놓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한국도 최근 들어 VR 관련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글로벌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작다.

한국은 VR 콘텐츠보다 하드웨어(HW)와 기술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콘텐츠, 플랫폼, HW에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는 글로벌과 차이가 있다.

초기 VR 시장은 HW가 리딩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HW가 발전해야 할 여지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VR HW 스타트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제부터 VR 콘텐츠에도 시선을 돌려야 한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18년부터 VR HW와 VR 콘텐츠 시장이 비슷한 규모를 형성한다.

개발 기간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부터 VR 콘텐츠 분야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VR 전문 400억원 펀드 조성은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 로텐버그는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15개 VR 관련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도 코로플, 구미 등이 각각 약 500억원 규모의 VR 펀드를 조성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글로벌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 주도 펀드나 VC 등 펀드 조성이 활성화 돼 멋진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스타트업 포함)에의 투자가 적극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콘텐츠 기업이 이런 자금 지원을 받아 도전에 나서야 한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9일(현지시각) 브라질 코파카바다 해변에 마련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을 찾았다. 바흐 위원장이 KT부스에서 VR 스키점프를 체험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9일(현지시각) 브라질 코파카바다 해변에 마련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을 찾았다. 바흐 위원장이 KT부스에서 VR 스키점프를 체험하고 있다.

한국 VR 스타트업은 용기를 내야 한다. VR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짙은 분야다.

미국이 기술력에서 앞서고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HW, 콘텐츠를 막론하고 아직 그 누구도 최상의 VR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

한국은 지금보다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해야 한다. 삼성, LG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서도 시장에 통할 HW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중국도 치르고 있는 싸움이다.

콘텐츠 개발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VR 이전 개발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VR 생태계도 용기를 갖고 도전하면 승산이 있다. 온라인 게임시장을 만들고 부분 유료 라는 혁신 비즈니스(BM) 모델을 만든 것처럼 혁신을 이뤄 낼 수 있다.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jordhanchoi@skonec.com

판교 알파돔시티 `캐릭터 가상현실(VR) 팝업 스토어`에서 이용자가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박진감 넘치는 시뮬레이터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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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랩쳐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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