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 14일 피서 인파로 절정을 맞은 부산 해운대에 1만여 게이머들이 모여들었다. 엔씨소프트 온라인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 팬들이다. `앵그리버드처럼 눈썹을 그린 한준호 선수(MSG)가 무대에 오르자 환호성이 높아졌다.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였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블레이앤소울 e스포츠 경기 `비무제`(게임 캐릭터로 일대일 태그매치를 벌이는 경기)` 국내 결승전 `블소 토너먼트 2016 코리아`를 해운대에서 열었다.
13일에는 개인 싱글전 최강자를 가렸고, 14일에는 태그매치 우승팀을 뽑았다. 20대 총 상금 규모는 2억4600만원 규모로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대표 e스포츠 종목에 못지않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 할 수 있는 티켓을 2만원에 팔았다. 티켓은 1차 오픈 당시 매진이 됐고 추가 좌석을 완판하며 총 1만여 좌석(콘서트 제외, 콘서트 포함 3만 좌석)을 유료로 다 채웠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부터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 대회를 개최했다. 2014년 대회(2014년 비무제:임진록)부터 결승전에서 유료 관객을 받았는데 대부분 매진을 기록하며 `볼거리`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MMORPG로 e스포츠로 도전한다는 것은 흔치 않다. 대부분 e스포츠 게임은 전략게임(AOS) 혹은 스포츠 장르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은 게임 내 PvP(캐릭터끼리 대결하는 것) 콘텐츠만 따로 떼어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매 대회 1만여석이 매진되며 게임 팬들에게 현장 관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2014년 중국에서 블레이드앤소울 서비스를 시작하며 국가 대항전을 출범해 지난해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게임 서비스 지역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합하는 `월드챔피언십`을 열었다.
각 지역 토너먼트 우승자들이 맞붙는 월드챔피언십은 올해 게임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며 북미, 유럽까지 참여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4년 넘게 e스포츠리그에 투자하면서 기업 후원을 받는 팀도 생겼다. 휴대폰 액세서리를 생산·유통하는 슈피겐코리아 총판 SGP인터내셔날은 2014년 블레이드앤소울 프로팀 아이뎁스를 창단했다.
이 팀 소속 김신겸 선수는 2015 월드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16년 국내 결승전 `블소 토너먼트 2016 코리아`까지 우승하며 기업 지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기업 후원을 받는 팀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북미 유럽까지 서비스 권역이 넓어진데다 엔씨소프트가 올해부터 팀 대 팀 모드인 `태그매치` 경기를 신설하며 팀 내 결속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016년 국내에서 연중 e리그를 운영하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피파온라인` 등 외국 게임이거나 외국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것이다.
2015년 한국창조산업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e스포츠산업 규모는 4573억원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데 드는 평균 비용(운영비, 스폰서, 상금 등)은 210억원, 중형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데는 평균 36억원이 든다.
부산=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